[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골프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내 투자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며 협조를 부탁했다고 한다.
7시간가량 진행된 골프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5대 그룹 총수들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골프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조는 아니었지만, 경기 후 트럼프 대통령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와 현지 투자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주최로 열린 이날 골프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일본·대만 기업인들이 12개조(4인 1조)로 나뉘어 라운드를 했다.
국내 총수들은 모두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같은 조로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단체로 미국의 정·재계 주요 인사와 골프를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은 출국 전부터 누구와 함께 라운드할지를 통보받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조는 아니지만 경기 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수들은 골프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현지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관세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 직전인 오는 29~30일 방한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에 대해 모두의 기대가 크고, 모두가 합심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회동의 성격상 관세 조건에 대한 직접적인 요청보다는 미국 내 투자를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라는 맥락으로 받쳐줄 수 있는 투자 현황을 설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수들은 무엇을 요청했다기보다 국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쌓겠다는 생각으로 행사에 참여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주최자인 손 회장, 프로 골퍼 게리 플레이어, 브라이슨 디샘보와 같은 조였다.
플레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모임에서 자주 어울리는 프로 골퍼로, 2021년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민간인 최고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프로골퍼 디샘보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와 참전 용사를 위한 자선 라운드를 함께 하는 등 스포츠계의 대표적 트럼프 지지자다.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최고급 골프장이다. 18홀의 챔피언십 골프 코스와 9홀의 트럼프나인 골프 코스로 구성됐다. 트럼프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각 20일 오전 3시와 7시쯤 귀국했다. 골프 회동 후 바로 귀국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현지 사업장 점검 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정 회장은 APEC 기간에 맞춰 귀국할 예정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사업장 점검 후 이날 방산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폴란드로 이동했다. 구광모 회장도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