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정부와 경제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엔비디아의 최신형 인공지능(AI) 칩 26만개를 확보한 것은 한국 제조업의 ‘퀀텀 점프(대도약)’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가 미국의 ‘AI 동맹’을 통해 한국이 ‘피지컬 AI’ 산업의 글로벌 모범국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Blackwell) GB200’은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성능 연산 칩으로, 산업화 시대의 증기기관에 비견된다.
이는 데이터센터에서 AI 연산·학습·추론을 담당하는 핵심부품이다.
엔비디아는 GPU뿐 아니라 GPU 간 데이터 전송을 위한 인터커넥트, 서버제어 스위치,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등 AI 인프라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묵적 후원을 받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적으로 ‘AI 팩토리’ 파트너를 찾고 있다.
유럽의 독일이 지멘스, 앤시스, 케이던스 등과 AI 팩토리 협력관계를 구축했지만, 이들에 공급된 GPU는 약 1만개에 불과하다.
일본 역시 지난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블랙웰 GPU 1600개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이 확보한 26만개 규모의 GPU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한국을 세계 최대 규모의 ‘AI 팩토리 실험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방위산업, 정밀로봇, 원전 등 세계적으로 가장 다양한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에서 데이터·연산·모델이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제조혁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GPU 대규모 확보는 대기업이 중심이 되고,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연계된 한국형 산업발전 모델을 다시금 구현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산업계는 GPU 26만개 공급 확약으로 ‘데이터–모델–서비스’로 이어지는 AI 사이클이 본격 가동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대형 AI 모델 학습 및 추론용 클러스터 구축, 디지털 트윈 기반 제조라인의 실시간 최적화, 자율주행·로봇·스마트팩토리 융합환경 구현 등이 현실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규제장벽에 가로막혔던 자율주행 분야도 대규모 연산 자원을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