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사가 5일부터 진행된다. 올해보다 8% 증가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제출 예산안을 놓고 여야 간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야는 특히 '이재명표 사업'인 지역사랑상품권과 국민성장펀드 등 각론에다가 전반적인 확장 재정의 타당성을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법적 처리 시한(12월 2일)까지 처리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 연설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여야에 신속하고 원활한 예산안 처리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본예산인 내년도 예산안은 경제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분야에 집중 편성됐다.
이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26일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제출했을 때 첫 시정연설을 했다.
◇ 민주 "원안 사수해 정부 뒷받침"…AI·R&D 등 적극 지원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성장을 견인할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이재명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정부 예산안을 확실하게 통과시킨다는 각오다.
이번 예산은 이재명 정부에서 편성한 첫 예산인 만큼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라는 정부 사업 기조를 최대한 뒷받침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삭감됐던 연구·개발(R&D) 예산 확충에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R&D 예산은 이번 정부안에서 역대 최대 폭인 19.3% 인상됐다.
여기에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국립의대 설립 등 지역 현안 해결에도 치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 방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첫 예산인 만큼 정부 사업 기조에 맞게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면서 "야당이 깎으려는 지역화폐 등 예산도 정부안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 국힘 "빚잔치 예산"…이재명표 예산 삭감 정조준
국민의힘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예산 심사 과정에서 대대적 삭감을 목표로 집중 검증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약 110조원으로 역대 최대라는 점을 들어 이번 예산을 '빚잔치 예산'으로 규정하고, 민생 회복 소비쿠폰 등 현금성 사업을 중심으로 한 포퓰리즘성 지출을 문제 삼을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과 연계된 사업들이 삭감 우선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표 사업'으로 불리는 국민성장펀드와 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예산은 삭감 대상 1순위로 꼽힌다. 기본소득 시범사업 등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관련 사업들도 '선심성 예산'으로 규정해 삭감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선 대미 투자 약속(3500억 달러) 조달 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증도 예고한 상태다.
이와 함께 전임 정부 시절 삭감됐던 예비비가 이번 예산에서 75%가량 복구된 점을 들어 '내로남불' 프레임을 꺼내 들며 정부·여당을 압박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국가 부채를 키우는 방향"이라면서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항목을 철저히 가려내 필요 없는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내달 2일이 처리 시한…예결위 5일부터 본격 가동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종합정책질의를 한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각각 진행한다.
17일부터는 내년도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소위 의결을 거친 뒤에는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새해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 2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여야 대립 상황으로 미루어 법정시한 내 처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