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대전본원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정부 전산시스템이 당초 알려졌던 647개가 아닌 709개였던 것으로 9일 나타났다.
화재 발생 14일이 돼서야 바로 잡힌 것이다. 사고 전부터 시스템 관리가 허술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전산망 복구율은 27.2%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국정자원의 통합운영관리시스템 '엔탑스(nTOPS)'를 복구한 결과, 기존 집계보다 62개가 많은 709개 시스템의 가동이 화재로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대본 관계자는 "엔탑스 복구 전에는 시스템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관제시스템에 등록된 웹사이트 기준으로 647개 시스템을 장애시스템으로 관리해 왔다"면서 "엔탑스와 관제시스템 간 기준이 달라 숫자가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처 인지하지 못하던 시스템이 이번에 새롭게 생긴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존에도 필요에 따라 두가지 기준을 모두 활용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고 현황 파악과 대처에 필요한 핵심 수치가 잇따라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국정자원 화재로 직접 피해를 본 시스템을 1등급 12개, 2등급 58개 등 70개로 발표했으나, 화재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저녁 96개로 정정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중단된 전체 시스템 중 1등급 시스템이 36개인지 38개인지를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재난복구(DR) 체계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정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정자원 대전본원 647개 시스템 가운데 서버 DR이 적용된 것은 28개(4.3%), 스토리지 DR은 19개(2.9%)에 불과했다.
서버 DR은 장애 시 별도의 DR 서버가 즉각 가동돼 서비스를 신속히 전환할 수 있지만, 스토리지 DR은 데이터만 복제돼 별도 서버를 구동해야 복구할 수 있다.
특히 화재가 난 7-1 전산실에서 전소된 96개 시스템에는 서버 DR이 적용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구 작업도 더디게 진척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중단됐던 709개 시스템 중 193개(복구율 27.2%) 시스템이 복구됐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안전부의 '안전디딤돌' 등 일부 핵심 서비스는 여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중대본은 이날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스템 장애 관련 건의 사항 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예산 확보 등 범정부 대책을 논의했다.
지금까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시스템 우선 복구, 현황 문의, 처리 기간 연장·수수료 면제 등 82건의 건의 사항을 제출했고 이 중 38건에 대해 조치가 완료됐다. 44건은 해결 방안을 마련 중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엔탑스 데이터 복구를 완료함에 따라, 대전센터 내 시스템별 세부 구성과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복구 계획 수립과 실행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