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증권가는 16일 서울 25개 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증권가는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이 단기적으로는 완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격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보고서에서 "예상보다 넓은 지역에 토지거래허가제를 비롯한 규제지역을 설정했다"며 "과거 정부의 핀셋규제와 달리 풍선효과를 억제하려고 한 것이라,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승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긍정적인 유동성 환경, 수도권 주요시장의 제한적 공급에 대한 우려, 시장의 매물감소 등으로 중장기적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겠지만, 향후 2년간 수도권내 제한적 입주물량을 고려할 때 가격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대책이 건설업계에 미칠 파장의 크기에 대해선 의견이 조금씩 엇갈렸다.
이은상 연구원은 "건설사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인 한편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주도의 착공확대로 단기적으로는 시멘트 등 건자재업 전반의 물량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어 "주요건설사의 3분기 분양물량은 2분기 대비 비슷하거나 증가하는 추세"라며 "현재 이주비·잔금대출에도 6억원 한도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나, 수도권 아파트의 신축물량이 제한적인 점이 분양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신대현 연구원은 "9·7 공급대책이 공공위주로 발표됐고 건설사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정책에 공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낮아진 걸로 파악된다"면서 "여기에 이번 규제지역 확대에 따른 대출규제와 전매제한 등으로 도시정비 사업확대에 추가적인 어려움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민간 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다"며 "서울의 경우 분양물량 80% 이상이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조합원들의 사업성이 훼손돼 사업진척이 대폭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이후 가파른 공사비 상승으로 전반적인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2020년 이전보다 대폭 훼손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분양가상한제 부담이 정비사업의 진행속도를 추가로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0·15 부동산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 쏠림현상이 완화해 온기가 기타지역으로 전해질 경우 건설사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신대현 연구원은 "쏠림현상이 일부 완화돼 수도권 외곽지역과 비수도권으로 부동산 수요가 일부 옮겨갈 수 있다"면서 "건설사들의 착공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대체투자팀도 관련보고서에서 "수도권 비규제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면 그동안 사업성 문제로 지연됐던 정비사업의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사업추진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씨티 "단기적 유효…수도권 집값 쉽게 안꺾일 것" "관세협상 불확실성에 한은 금리인하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씨티는 10·15 부동산대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향후 수도권 집값이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제3차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 단기적 효과 유효'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은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 거래량,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화된 규제에 따라 이날부터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초과∼25억원 미만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주택은 2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또한 대출 규제에서 제외됐던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된다.
다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책에 세제 개편은 빠졌다며 "향후 수도권 집값은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세제 개편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 세제구조는 중저가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서울지역 주택 공급부족은 인허가 감소 등 영향으로 2026∼2028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비수도권 지역의 빠른 고령화는 수도권 주택 투자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집값이 꺾이지 않는 가운데,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불확실성도 계속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협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한은의 다음 기준금리 인하시점은 당초 예상한 11월보다 더 늦은 내년 1분기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한은 금리인하 시점 전망을 이달에서 11월로 조정했다. 그 이유로 ▲서울 아파트 가격상승세 ▲금통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한미 무역협상 불확실성을 들었다.
그러면서 만약 한미간 협의가 결렬돼 미국이 우리나라에 25% 또는 그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한은의 금리인하가 내년 1분기로 미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연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반영한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날 11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외환·부동산 시장에서 상황개선을 확인하기에 11월 금통위까지 시간이 충분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로 더 지연되거나, 추가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11월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점차 연내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경기 펀더멘털, 부동산 매수심리를 고려하면 한 달은 동결에서 인하로 돌아서기에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