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3분기 ‘깜짝흑자’… 美정부 투자효과에 부활 신호탄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미국 종합 반도체기업 인텔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내며 오랜 부진에서 벗어났다.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그리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이 실적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인텔 구하기’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 136억5000만달러(약 19조6368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131억4000만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0.9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순손실 3.88달러에서 극적으로 흑자 전환했다.

인텔은 지난 2023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이어졌던 적자행진을 마감했다. 호실적 발표이후 인텔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급등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 실패이후 긴 부진을 겪었다.

지난 2021년 팻 갤싱어 전 CEO가 파운드리 사업 재도전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외부 고객 확보에 실패하면서 TSMC·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동시에 AI(인공지능) 칩 시장에서는 엔비디아·AMD 등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지난 3월  20년 경력의 반도체 전문가 립부 탄 CEO가 새로 취임했지만, 2분기까지도 29억달러(약 4조17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3분기 실적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인텔 지분 10%를 직접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규모는 89억달러(약 12조8017억원)로, 인텔 주식 4억3330만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입했다.

탄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생산 복원 비전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미국 정부를 우리의 핵심파트너로 맞이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여기에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의 참여도 인텔 부활의 발판이 됐다. 소프트뱅크는 인텔에 대한 신규투자를 발표했으며, 엔비디아도 지난 9월 50억달러(약 7조193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한 공동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인텔은 동시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정책을 추진했다. 지난해 8월 전체인력의 15% 감축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연말까지 약 2만명(15%)을 추가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독일·폴란드 등지에 계획했던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철회하며 투자지출을 줄였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자국화’ 전략도 인텔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2나노(㎚)급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 양산 돌입을 공식 발표했다.

반도체 기업 가운데 최초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것이다.

다만 업계는 인텔이 진정한 부활을 이루기 위해서는 높은 수율 확보와 고객사 유치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인텔이 2나노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경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텔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물량을 집중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