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진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핵 보유국(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이란 단어는 그동안도 여러차례 북한 묘사에 사용한 표현이지만, 이번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에어포스원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위해서는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부분에도 열려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들이 일종의 핵 보유국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뉴클리어 파워라고 표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20일 취임식 당일에도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불렀고, 이후에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당시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이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기존과 달리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보다 분명히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총비서와 만나는 공식 일정은 없지만 '깜짝' 회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는 2019년 판문점서 '깜짝 회동'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26~27일)에서의 일정을 시작으로 일본(27~29일), 한국(29~30일)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한국 방문 첫날인 2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고, 이튿날인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남북공동경비구역(JSA)의 관광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중단된 상태이며 북측 JSA 인근을 정비하는 모습이 올해 처음으로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는 2019년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진 바 있으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영토에 발을 디딘 최초의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두 정상은 총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핵 포기 범위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북한은 "되돌릴 수 없는 핵보유국"이라고 반복적으로 선언해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거나, 북한 비핵화 정책 기조를 전환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도 대북전략의 입장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말레이시아와 일본을 거쳐 오는 29일 한국에 도착한다. 도착 당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는데, 대북정책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