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HBF 낸드플래시 개발 본격화… 삼성전자도 AI 차세대 낸드 경쟁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시대에 대응한 차세대 낸드 수요확대를 예상하며,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2025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에서 고대역폭플래시(HBF·High Bandwidth Flash) 등 차세대 AI 전용 낸드(AIN) 라인업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HBF는 여러 개의 낸드 칩을 적층해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구조로, D램 기반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낸드에 응용한 형태다.

기존 낸드가 저장 셀(cell)을 많이 쌓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과 달리, 완성된 메모리칩을 다시 적층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HBF의 특징을 반영해 제품명을 ‘AI낸드 B(Bandwidth·대역폭)’로 정했다. 

이외에도 ‘AI낸드 D(Density·밀도)’, ‘AI낸드 P(Performance·성능)’ 등 세 가지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낸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AI 서버용 낸드 시장을 겨냥한 HBF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기술을 접목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3~14나노미터(nm)급 첨단 핀펫(FinFET) 공정을 낸드 제조에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핀펫 공정은 집적도를 높여 성능과 전력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초미세 공정을 통해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한다.

낸드플래시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공급과잉과 재고누적 탓에 깊은 불황에 빠져 있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속 연산에 특화된 D램이 수혜를 독점하면서 낸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AI 서버의 대용량 데이터 저장 및 관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불러오는 낸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은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낸드 재고부담으로 ‘어닝 쇼크’를 겪었지만, 3분기(7~9월)에는 낸드 판매개선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축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제는 빠른 연산뿐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저장·관리하느냐가 AI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며 낸드플래시가 AI 시대의 ‘두 번째 반도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