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지난 달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고객이 5년8개월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제도가 시행되고, 때마침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한중 관계개선 기대감이 생기자 면세업계도 모처럼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구매 고객수는 261만9835명으로, 지난해의 250만5119명보다 4.6% 늘었다.
이중 내국인 고객수는 2.9% 감소했으나, 외국인 고객 수는 84만9516명에서 101만2368명으로 19.2% 늘었다.
면세점 외국인 구매고객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1월(155만명) 이후 5년8개월 만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 한국음식(K푸드)과 패션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중국 관광객은 지난 1월 36만4000명에서 3월 41만7000명으로 늘어난 뒤 꾸준히 증가해 7월 60만2000명, 8월 60만5000명으로 60만명대를 유지했다.
최신 수치인 지난 8월 중국 관광객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8월(57만8000명)보다 많다.
지난달 말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면세업계 '큰 손'인 중국 고객이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난 26일까지 명동점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90% 증가했고, 매출도 40%가량 늘었다.
이달 들어 이 매장을 찾은 고객 중 중국인 비중은 77%, 중국인의 매출비중은 86%로 압도적이다.
롯데면세점 역시 단체 무비자 입국 허용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수가 지난해보다 17%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매출비중 역시 60%를 넘는다.
면세업계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애초 큰 기대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때마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리고 이에 맞춰 내달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중 관계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중국의 마이스(MICE) 단체는 특히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오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나 완화에 대한 '신호'가 나온다면 중국 관광객 증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월 초 국경절만 해도 중국에서 해외여행을 제한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무비자 단체가 2% 이상 이탈시 전담여행사 지정이 취소돼 여행객 명단등록과 이탈률 관리부담이 커 적극적인 모객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여행객이 해외여행 계획을 수개월 전에 세우는 만큼, 내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정책변화, 외국인 관광객 소비행태 변화 등으로 부진했으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에 따라 4분기부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회복이 가시화되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제반 여건은 마련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