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2호기 다시 돈다…원안위 “2033년까지 운전” 허가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최원호)가 13일 부산 기장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 대한 계속운전을 허가했다.

'합리적 에너지 믹스'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의 첫 허가 조치여서 주목된다.

원안위는 이날 제224회 회의를 열어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이번 허가에 따라 고리 2호기의 수명은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늘어나 2033년 4월까지로 연장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2년 계속운전을 신청한 지 3년 반만으로,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8일 운영 허가기간 만료로 운전을 멈춘 지 2년 반여 만에 다시 재가동 절차를 밟게 됐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4월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발전소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We)급 원전이다.

원안위의 고리 2호기 심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속운전을 신청한 10개 원전 중 첫번째 심사이다.

앞서 원안위는 9월25일과 10월23일 두 차례 심의를 거쳤으나,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을 보류했다.

첫 회의에서는 사고관리계획서가 이미 승인된 한국형 원전(APR1400)과 다른 노형인 고리 2호기와의 차이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번째 회의에서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는 승인됐으나 계속운전의 경우 고시에 있는 '운영허가 이후 변화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문구를 놓고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의 주장을 고려해 참고자료를 받아 재심의하기로 했다.

원자력계에서는 원전사고 종합매뉴얼 격인 사고관리계획서가 통과된 만큼, 계속운전도 이번에 허가가 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왔다.

사고관리계획서 승인과 계속운전 허가는 별개 사안이지만, 중대사고 대응 등 내용 상당수가 겹치는 만큼 쟁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것이다.

9인 회의체인 원안위는 국회 추천위원들의 임기종료로 현재 위원 6인이 남았다. 원안위는 주로 합의를 통해 결정하지만, 재적 중 과반인 4인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이 가능하다.

관련해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박종운 동국대 교수를, 국민의힘이 성게용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과 염학기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예상대로 추천안이 상정되더라도 대통령 임명과정을 거쳐야 해 이번 회의에는 참여할 수 없다.

이날 원안위에서 계속운전이 허가된 고리 2호기는 운전에 필요한 준비 등을 감안하면 수개월 후 운전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약 7년간 추가 운전이 가능해진다.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당시 미루던 계속운전 신청을 윤석열 정부들어 꾸준히 진행해 왔고, 이재명 정부에서 이들 10개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심사를 맡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신규원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기존원전은 '합리적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계속 쓰겠다고 언급한 만큼, 계속운전을 통한 수명연장은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원전 주무부처가 된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이 고리 2호기를 찾아 '계속운전 준비상황'을 점검하면서 정부가 계속운전 승인 쪽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냔 해석도 제기됐다.

다만, 환경단체 등이 이번 심사에 대해 부실하고 엉터리인 안전심사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