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부호’ 암바니 방한…이재용 회장과 미래사업 협력 논의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아시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이 이달 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다.

5G·6G 통신장비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 확대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암바니 회장과 오랜 친분을 이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네트워크 경영’에도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암바니 회장과 장남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지오인포컴 이사회 의장은 오는 25일 방한해 1박 2일 일정을 소화한다.

두 사람은 입국 당일 이재용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찾아 5G 통신장비 생산라인과 6G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암바니 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직접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세 사람은 서울 시내 모처로 이동해 만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네트워크사업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에릭슨·노키아 등과 경쟁하고 있다.

이번 만남은 인도 시장의 상징성과 암바니 회장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암바니 회장은 인도 에너지·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릴라이언스그룹을 인도 최대 기업으로 키웠으며,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포브스 기준 그의 재산은 약 163조원으로 아시아 1위, 세계 15위다. 글로벌 빅테크 CEO들이 앞다퉈 그를 찾는 이유다.

삼성과 릴라이언스의 인연은 오래됐다. 릴라이언스그룹은 2012년부터 약 40조원을 투입해 인도 전역에 4G LTE 통신망을 구축했으며, 당시 장비를 삼성전자가 10년 넘게 단독 공급했다.

장남 아카시 암바니 의장이 이끄는 지오는 5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2위 규모 이동통신사다.

인도는 최근 5G 장비 도입 과정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를 배제했지만, 그 빈자리를 에릭슨과 노키아가 상당 부분 차지했다. 이에 삼성은 추가 공급 기회를 노리는 상황이다.

릴라이언스그룹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3G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최근 인도 동남부 지역에도 GW급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동·서부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 삼성전자에 5G·6G 기반 데이터센터용 장비를 대규모 공급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간 고속·대용량 통신 기술은 필수 인프라로 부상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노키아 지분 2.9%를 인수한 것도 AI 데이터센터에 차세대 통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엔비디아와 협력해 5G 기반 지능형 기지국(AI-RAN)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었다.

구글·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릴라이언스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최신 블랙웰 AI 가속기 공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가 테슬라 AI 칩 수주에 성공하며 부진 탈출 신호를 보인 것과 비슷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회장은 암바니 회장 자녀의 결혼식에 국내 인사 중 유일하게 초청받을 만큼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다.

2019년 결혼식 참석 당시 인도식 터번을 착용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23년 일본 출장 중 “살아보니 친구는 많을수록,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젠슨 황·마크 저커버그·손정의·샘 올트먼·레이 쥔·올라 칼레니우스 등 세계 주요 인사들과 연속적으로 만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난 뒤 엔비디아 GPU 5만장 ‘선구매’ 발표로 주목을 받았고, 일론 머스크와의 화상 회의 이후 테슬라 AI 칩 수주 성과도 거뒀다.

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대통령과도 두터운 교류를 이어온 만큼, 향후 UAE 데이터센터 협력도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