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생산라인을 사실상 풀가동하며 영업이익 1조원대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AI 서버와 전장(차량용 전자장비) 중심의 고부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단기 반등이 아닌 장기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삼성전기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MLCC 비중이 90%에 달하는 컴포넌트사업부의 생산설비 평균가동률은 99%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MLCC 수요 변동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생산 캐파를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풀가동’을 넘어서는 수준의 수요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4분기는 세트업체 재고 조정으로 생산이 둔화되는 시기지만, AI 서버·전장 MLCC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고가동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산업·전장·IT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특히 삼성전기는 고난도 기술력이 필요한 AI 서버용 및 자율주행(ADAS) MLCC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AI 서버용 MLCC 시장은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AI 서버는 일반서버 대비 약 10배의 MLCC가 필요하다.
서버용 MLCC는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높은 연산성능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압 변동과 발열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차 확산으로 차량내 MLCC 탑재량도 증가하면서 시장은 공급자 우위 구조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AI 서버 시장규모가 지난해 1429억달러(약 211조490억원)에서 오는 2030년 8378억달러(약 1237조3468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는 MLCC 시장이 지난해 349억달러(약 51조5228억원)에서 오는 2034년 1092억달러(약 161조2119억원)까지 연평균 13.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황기에 진입한 삼성전기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컴포넌트사업부 설비투자액은 누적 335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액(1634억원)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톈진법인은 대규모 양산기지, 수원·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이같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이유로는 ‘핵심기술 내재화’가 꼽힌다. MLCC 제조 과정에서 핵심으로 여겨지는 원재료 및 배합 기술을 외부조달이 아닌 자체개발 방식으로 확보해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
특히 세라믹 원재료 내재화에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서버용 MLCC 분야는 공급 체가 제한적인 만큼 AI 투자 확대의 장기수혜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3년 만의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회사는 지난 2022년 1조48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후 6000억~7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73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 영업이익도 1분기 2005억원, 2분기 2130억원, 3분기 260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MLCC 시장점유율은 일본 무라타가 40%, 삼성전기가 25% 수준이다. 하지만, AI 서버 등 고부가 핵심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업계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