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D램 수요까지 동반 급증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HBM 생산에 집중한 사이 D램 공급이 위축되면서, 오히려 D램 가격이 HBM 못지않게 급등하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1월 말 1.35달러 수준이던 D램 가격은 지난달 7달러까지 뛰어 약 5배 상승했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경우 전망치를 추가 상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물 시장에서도 가격 급등세는 더욱 뚜렷하다. DDR4(16Gb·2Gx8 기준) 현물 가격은 지난 9월 13.2달러에서 10월 25.5달러로 치솟았으며, 최신 규격 DDR5 역시 같은 기간 7.7달러에서 15.5달러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메모리 산업전반에 공급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HBM을 중심으로 한 AI 수요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은 첨단제품과 범용제품 모두에서 생산능력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단됐던 평택캠퍼스 2단지 5라인(P5) 건설을 최근 재개했다.
회사는 글로벌 AI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HBM4와 DDR5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P5는 HBM과 범용 D램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복합 라인으로 설계됐으며, 시장 수익성에 따라 생산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본격 가동은 오는 2028년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 가격상승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HBM과 범용 D램의 상대적 수익성을 고려해 증산규모를 적정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범용메모리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청주 M15X 공장의 클린룸을 조기 오픈해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현재 건설중인 용인 클러스터의 1기 팹 역시 당초 계획인 2027년 5월보다 앞서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약 600조원을 투입해 4개 팹을 갖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확대해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재고는 극히 낮은 수준”이라며 “DDR5는 생산 즉시 고객사로 출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전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객 수요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