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HBM(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 가격 협상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최종 단가가 얼마로 결정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가격을 낮췄던 이전 협상과 달리, HBM4 12단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동일한 수준의 가격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4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가 가격을 낮춰 공급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수요 확대에 대비해 HBM4에 적용되는 1c D램 생산능력을 내년 말까지 월 15만장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와 내년도 HBM4 공급 가격을 논의 중이며, 협상은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내년 물량 선예약을 마친 지 약 일주일 만에 삼성전자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며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종 가격은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체결한 HBM4 공급 가격이 약 500달러(약 73만원) 중반대로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가격이 300달러(약 44만원) 중반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50% 이상 오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 다이를 TSMC에서 생산하면서 전작 대비 원가가 약 30%가량 상승했으나, 가격 프리미엄 확보를 통해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제로 비슷한 단가에 HBM4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요 확대에 대비해 1c D램 캐파 확충에도 나서고 있지만, 내년 수익성 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범용 D램 생산을 더 큰 비중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현재 월 2만장 수준인 1c D램 생산능력은 내년까지 월 15만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HBM 제품은 WD(워킹다이)–ES(엔지니어링 샘플)–CS(커스터머 샘플) 단계의 인증 절차를 거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엔비디아에 ES 샘플을 전달했으며, 인증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인증이 통과되면 즉시 양산품 형태의 CS 샘플 제출이 이뤄지고, 이를 모두 마치면 내년 초 최종 퀄리피케이션(품질 인증) 결과가 확정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최종 퀄을 획득하더라도 실제 제품 출하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엔비디아의 HBM4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삼성전자도 이르면 2분기부터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SK하이닉스가 상반기 물량을 사실상 독점할 것이라는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양사 간 격차는 ‘반기’에서 ‘분기’ 단위로 좁혀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전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양산 수율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적용 중인 1c D램 기반 HBM4의 수율은 약 5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HBM4는 코어 다이에 1c D램, 로직 다이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구조로, 경쟁사보다 미세한 공정을 앞세운 만큼 속도와 전력 효율에서 유리하지만 발열 관리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