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크래프톤이 과거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라는 명칭으로 개발해 온 신작 ‘어비스 오브 던전’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게임 완성도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이어지고 있는 법적 분쟁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27일 ‘어비스 오브 던전’의 서비스를 내년 1월 21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크래프톤은 공지문에서 “운영 리소스를 장기적으로 투입하더라도 글로벌 서비스 품질을 기대 수준으로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어비스 오브 던전’은 중세 다크 판타지 세계관에 기반한 액션 RPG로, 크래프톤 산하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다.
당초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으나, 지난해 크래프톤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모바일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면서 명칭이 변경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단순한 사업성 판단 외에도 복잡한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원작 IP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법적 공방이다. 1심에서 일부 패소한 아이언메이스는 현재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자사의 미공개 프로젝트 ‘P3’ 개발 자료를 무단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제작했다며 2021년 저작권 및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크래프톤이 2023년 아이언메이스와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지스타 2023’ 메인 출품작으로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공개하자, 업계에서는 논란을 예견한 무리한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2월 “저작권 침해는 아니지만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된다”며 아이언메이스에 85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해당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를 모바일로 확장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게임업계에서는 소송 리스크를 무시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는 크래프톤의 이러한 ‘논란의 IP’ 확보 전략이 처음이 아니며,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0월 일본 포켓페어와 ‘팰월드 모바일’ 판권 계약을 체결했는데, 원작 ‘팰월드’ 역시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로부터 특허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당하고 있다.
팰월드는 포켓몬과 유사한 캐릭터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의혹으로 비판을 받아온 작품이다.
이번 ‘어비스 오브 던전’ 서비스 종료는 크래프톤이 법적·사업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팰월드 모바일’을 비롯한 향후 라인업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크래프톤의 IP 확보 기준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