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HBO맥스를 운영하는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국내 OTT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해리포터, 프렌즈, 배트맨, 쇼생크탈출 등 WBD가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 지식재산(IP)이 넷플릭스에 결합될 경우,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 쏠림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WBD는 DC스튜디오, HBO, HBO맥스, 워너브로스 모션픽처스그룹 등을 통해 다수의 글로벌 인기 콘텐츠 IP를 확보하고 있다.
해리포터·배트맨 시리즈,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 등 영화뿐 아니라 시트콤 프렌즈·빅뱅이론, 드라마 화이트로터스·밴드오브브라더스 등도 모두 WBD 소유 콘텐츠다.
WBD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토종 OTT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과거 왓챠와 웨이브가 HBO와 협력해 콘텐츠를 확보했다.
올해 3월부터는 쿠팡플레이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왕좌의 게임 △하우스 오브 드래곤 △뉴스룸 △밴드오브브라더스 등 HBO·HBO맥스 오리지널 작품을 제공 중이다.
업계의 관심사는 넷플릭스 인수후 WBD가 국내 OTT에 콘텐츠 공급을 유지할지 여부다.
넷플릭스는 인수 제안당시 “제3자에 대한 콘텐츠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단기적으로는 국내 OTT의 콘텐츠 공백사태는 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의 콘텐츠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상대적 열세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합병의 향방은 미국 당국의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합병이 성사될 경우 넷플릭스와 HBO맥스가 미국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게 되고, 모바일 기준 점유율은 과반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모바일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 점유율은 현재 46%로, 합병 후 56%까지 10%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파라마운트·컴캐스트를 제치고 WBD 인수자로 확정되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독과점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는 이미 시장점유율이 매우 높은데 워너브러더스까지 인수하면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며 직접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넷플릭스는 반대로 “경쟁시장을 유료구독 OTT로만 한정할 수 없다”며 유튜브·페이스북·틱톡 등 무료플랫폼도 경쟁자로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합병 이후에도 “넷플릭스와 HBO맥스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용자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국내에 HBO맥스 서비스가 없는 만큼 ,사실상 넷플릭스가 HBO맥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 영향력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OTT 업체들의 합종연횡도 가속화되고 있다.
티빙은 지난달 18일 디즈니플러스, 웨이브와 함께 첫 3자 결합상품인 ‘3팩(PACK)’을 출시해 반(反) 넷플릭스 연대를 형성했다.
이달 초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국내 OTT 일간활성이용자수는 넷플릭스(1444만명), 쿠팡플레이(819만명), 티빙(779만명), 웨이브(408만명), 디즈니플러스(296만명) 순이다.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에도 이번 인수합병(M&A)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회사는 지난 2023년부터 합병을 논의해 왔으며 현재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WBD 인수후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토종 OTT 간 합병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