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尹, 권력 독점·유지 위해 비상계엄 선포…친위 쿠데타”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해 '내란'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횡포로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를 사후적으로 만든 해명이었다는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는 1년 2개월 앞선 2023년 10월 이전부터 준비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조은석 특검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헌법에 따른 정당한 권한 행사가 아닌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인 내란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윤석열이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활동 및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비상 입법기구를 통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자 했다"면서 "국회에서 이뤄지는 정치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행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세웠던 명분은 허울뿐이고, 목적은 오로지 '권력의 독점과 유지'를 위한 친위 쿠데타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6월 출범한 특검은 세 차례 수사 기한을 연장한 끝에 180일 만인 14일 수사를 종료했다. 특검은 수사 기간 동안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24명을 재판에 넘겼다.

조 특검은 비상계엄 준비 시기를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한 것과 관련,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비상 대권'을 염두에 두고 여러 차례 주변에 이를 언급했으며, 2023년부터 이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나에게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앞선 2022년 7∼8월 쯤 윤 전 대통령이 총선 이후 계엄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사정기관 고위직 출신 진술도 확보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2023년 10월 군 인사를 앞두고 '비상계엄 시기를 전·후 언제 할 것인지'를 검토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 비상계엄 준비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이후 군 인사에서는 계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핵심 보직으로 '전진 배치' 됐다. 이는 '계엄 설계자' 중 한명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기재된 내용과도 동일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 독점·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군을 동원해 사법권을 장악하고, 비상 입법기구로 입법권을 장악해 입법·사법·행정권을 모두 틀어쥐는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 전달한 '국회 자금 차단 및 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지시문건,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건넨 '언론사 단전·단수·민주당사 봉쇄' 문건, 여 전 사령관 메모에 담긴 '정치인 체포 명단', 노 전 사령관의 수첩 기재된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 세력 붕괴' 내용의 글 등을 들었다.

조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명분 및 여건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인 군사작전으로 북한의 무력 대응을 유발하려 했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는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전시 또는 경찰력으로 통제 불가 상황이 와야 함', '군사적 명문화, 공세적 조치, 적의 요건을 조성' 등 메모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후 군은 실제로 평양에 전단통을 부착한 무인기를 투입하는 등 작전을 벌였지만, 북한이 실질적인 대응에 군사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계획이 실패했다고 조 특검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총선 결과를 '반국가세력에 의한 부정선거'로 조작하고, 이를 국회 기능 정지의 명분으로 삼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려 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 30여명에게 비상계엄 선포 시 부정선거와 관련된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감금하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계엄 선관위에 출동한 부하가 보낸 조직도를 보고 체포·감금할 직원 30여명을 최종적으로 정했고, 휘하 대령이 요원들에게 명단을 불러주며 수방사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실제로 송곳, 안대,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망치 등도 준비했고,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는 선관위에 무단 진입해 서버실을 점거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계엄이 해제돼 직원 체포는 실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특검 수사에는 조 특검과 특검보 6명, 검찰·공수처·경찰·국방부·감사원 파견 인원 등 총 238명이 수사에 투입됐다. 

특검은 검경 등에서 이첩받거나 직접 인지한 사건 249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리했고, 남은 34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