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증가로 실적호조를 보인 미국 마이크론이 설비투자를 늘리자, 국내 메모리 업체들도 정면대응에 나서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136억4000만달러(약 20조1544억원)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180억달러(약 26조6004억원)에서 200억달러(약 29조556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은 수익성이 낮은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에서 발을 빼는 대신,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며 증산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메모리업계 3위인 마이크론의 추격이 본격화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화성 등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동률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서버용 메모리 수요확대에 대응해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도 늘리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거점인 평택캠퍼스 2단지 5라인(5공장)의 골조공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전력·용수 등 각종 기반시설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평택캠퍼스 5공장은 오는 2028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증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 라인으로 계획됐던 평택캠퍼스 4공장 2단계 라인을 첨단 메모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증산 대열에 합류했다.
청주 캠퍼스내 기존 M15 인근에 건설중인 M15X 클린룸을 조기 완공하고 생산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당초 M15X는 지난해 11월 완공, 내년이후 양산 착수를 목표로 했으나, 일정을 앞당겨 10월에 라인을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M15X는 D램과 AI 반도체 전용 생산라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HBM을 포함한 첨단 D램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 증설 거점인 용인 1기 팹도 계획보다 이른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오는 2027년으로 예정된 준공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공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용인 1기 팹은 M15X 6개 규모에 해당하며, 향후 총 4개 팹 규모로 조성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시설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생산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램 시장규모가 지난해 1000억달러(약 147조7500억원)에서 서버 및 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내년 1700억달러(약 251조175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전환되면서 주요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고사양 제품일수록 안정적인 공급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증산 속도가 향후 실적과 시장 점유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