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정부, 특별법 제정 추진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정부가 인수합병(M&A) 방식의 중소기업 승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은퇴 뒤에도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친족 승계'에만 머무르고 있는 정책 지원을 기업·임직원·사모펀드 등 제3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M&A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M&A를 통한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 기반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 CEO 중 60세 이상 비중이 전체 중소기업의 3분의 1에 이른다"면서 "우리 경제·산업에서 중소기업의 역할과 비중을 고려할 때 CEO 은퇴 후에도 중소기업이 지속 경영될 수 있는 '기업승계 환경'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본적 대안은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승계라고 보고, 필요한 정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이에 대한 법적 정의를 신설하고 중개 신뢰도 제고, 절차 촉진, 비용·금융지원, 승계 후 성장지원 등 정책을 포괄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60세 이상 경영자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은 236만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후계자가 없는 기업 비중은 28.6%로, 약 67만5000개가 지속경영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조업으로 범위를 좁혀도 5만6000개가 넘는다. 특히 이들 제조 중소기업의 83%(약 4만6000개)가 서울 외 지역에 있어 기업승계 실패가 고용 충격과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기부는 기존 정책이 상속·증여 중심의 친족 승계에 치우쳐 있다고 분석했다. 자녀가 없거나 승계 기피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업 승계' 중심의 정책은 구조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에 대응해 승계의 범주를 M&A로 확장하고, 제3자 승계를 포괄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별법에는 M&A형 승계의 정의와 지원 대상(경영자 연령·경영기간 등), 적용 제외 대상(상장사·기촉법상 부실징후기업 등)을 명확히 하고,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지정·운영토록 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센터는 수요 발굴부터 승계 전략 컨설팅, 자금·보증·교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정보 비대칭이 심한 중소 M&A 특성을 감안해 ‘기업승계 M&A 플랫폼’을 구축해 ‘진성 수요’를 선별해 매수·매도 희망을 서로 매칭해 줄 방침이다.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시범 구축해 하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절차 부담도 줄이기로 했다. 비상장 중소기업 승계 M&A에 한해 상법상 주주총회 소집 통지 시점을 2주 전에서 7일 전으로 단축하고, 채권자 이의제기 기간(1개월 이상→10일), 소규모 합병 요건(소멸회사 주식총수 10%→20%), 소규모 영업 양수·도(자산 10% 미만)는 주총 대신 이사회 승인으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매수 기간도 조정해 유동성 부담을 덜어준다.

비용 장벽 해소에도 나서기로 했다. 컨설팅·기업가치평가·실사 등 M&A 준비·진행 비용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승계 이후 안착과 성장을 위한 지원을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M&A형 승계를 활성화한 뒤 경영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흑자 폐업률이 64%에서 52.4%로 낮아지는 성과를 냈다.

한 장관은 “중소기업의 지속경영은 지역경제와 제조업 기반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라면서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중소기업 M&A 시장을 조성해 고령화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기업승계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