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의 코인 에세이] 다낭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리셉션에 들렀을 때, 행사 후원사였던 한화생명의 베트남 대표 황준환 법인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진출 15년 만인 2023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부터는 이익금을 한국 본사로 송금할 만큼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습니다. 이는 베트남 보험 시장의 경쟁 구도를 고려하면 더욱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베트남 보험 시장 1위는 토종 기업인 바오비엣(Bao Viet)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다이이치생명(일본), 매뉴라이프(캐나다), 프루덴셜(영국), AIA(홍콩) 등 글로벌 보험사들이 잇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화생명의 약진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은행 부문에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이 눈에 띕니다. 신한은행은 HSBC 베트남 지점이나, 시티은행 베트남 지점을 인수한 싱가포르 UOB 등을 제치고 외국계 은행 가운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 은행들은 인도네시아, 인도 등 다른 신흥국으로도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 금융권이 강점을 지닌 디지털 영업 채널 혁신
이들 국가는 인구가 많고 성장률이 높은 반면, 금융 시스템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측면에서는 한국에 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한국 금융사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한국 금융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에는 국내 저금리·저성장 기조라는 ‘밀어내는 힘(Push)’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관치금융과 상생금융의 압박, 금산분리 규제로 인한 사업 확장성 제한, 배당 및 주주환원 규제로 인한 자본 효율성 저하, 수수료 및 가격 규제로 인한 수익 구조 경직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진출 대상국의 고금리·고성장 환경은 한국 금융사를 끌어당기는 ‘당기는 힘(Pull)’으로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한국 금융권이 강점을 지닌 디지털 영업 채널 혁신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물론 한국 금융사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 진출국의 정치·경제적 리스크, 우수 인력 확보 문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은 ‘속도’와 ‘적응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금융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는 전통 금융뿐 아니라 크립토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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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 김형중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제어계측공학 석사-박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한국핀테크학회 회장,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