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쿠팡 대표 “개인정보 유출 책임, 국회·규제 당국에 맡기겠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한 책임 문제에 대해 “국회와 규제당국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다만 쿠팡의 자체조사 경위와 추가 보상 가능성을 둘러싸고 쿠팡과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관련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337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의에 “쿠팡은 규제당국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답했다.

추가 보상안 발표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한 보상안 규모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며 “전례 없는 수준의 보상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이 보상안으로 조건부 쿠폰 지급을 발표한 데 대해 미국 집단소송공정화법, 한국 공정거래법의 끼워팔기 금지 위반이라는 질의에 대해 “미국법과 관련해 정확하지 않다”며 “해당법은 집단소송에 관한 것이고 쿠팡은 자발적인 보상안”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쿠팡이 지난 25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두고, 책임을 은폐하거나 유출규모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로저스 대표는 “쿠팡의 자체조사라는 언급이 많지만, 정부의 지시에 따라 한 달 이상 조사한 것”이라며 “국정원이 공개적으로 함께 했고, 포렌식 카피를 만들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출자와의 접촉과 관련해 “정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에서 해당 인물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에 “범정부 태스크포스(TF) 차원에서 쿠팡의 자체조사에 개입하거나 지시한 적은 없다”며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막기 위해 지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청문회에서는 개인정보 유출문제 외에도 쿠팡의 인사·노동 이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의 4단계 인사평가제도와 관련해, 하위등급인 ‘리스트 이펙티브(LE)’를 받은 직원에게 적용되는 성과개선계획(PIP)이 사실상 퇴출절차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직원 성과프로그램은 엄격한 한국 법령을 따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법령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 고 장덕준씨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는 “모든 책임을 인정하며 고인의 죽음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대준 전 대표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등이 과로사로 지적한 30건의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문제를 살펴보겠다”며 “쿠팡은 노동자의 건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고 장덕준씨의 모친 박미숙씨와 지난 11월 사망한 고 오승룡씨의 가족 오해리씨가 방청인으로 참석했다.

질의에 앞서 로저스 대표의 동시통역기 사용을 두고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로저스 대표 간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로저스 대표가 개인 통역사 사용을 요구하자 최 위원장은 “핵심내용이 윤색돼 통역된 사례가 있었다”며 동시통역기 착용을 요구했고, 로저스 대표는 이에 따라 동시통역기를 착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