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환승 칼럼] 마법이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 중
현재의 AI는 조각상의 사진을 입력한 후 원하는 동작을 지시하면 조각이 살아서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만들어 준다.
그래서 앉아만 있던 부처님이 단좌에서 내려와 미소를 짓기도 한다. 정적인 스틸 사진에 담긴 모든 사물은 영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훗날에는 로봇으로 구현되어 실제 함께 걷는 시대가 올 것이다.
과거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소설에서 “열려라 참깨”라고 주문을 외치면 문이 열리는 것을 상상하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주 쉬운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심지어 소리를 외칠 것도 없이 무선리모콘으로 조작하거나 문 앞에 서있기만 해도 얼굴 인식으로 열리게 할 수도 있으니 마법과 같은 세계가 현실로 된 것이다.
이처럼 동화 속의 상상은 모두 현실이 될 것이며 인어공주상 앞에 가면 인어공주와 닮은 휴봇들이 관광 가이드가 되어 안내하고, 브레멘의 음악대에 등장하는 당나귀와 개, 고양이와 닭들이 동상처럼 서있다가 관광객이 원하면 내려와서 음악대 연주를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스포츠 상대와 반려 로봇
히말라야에서 트레킹을 하려면 반드시 현지가이드와 동행해야만 하는데, 자동차를 렌트하듯 휴봇가이드를 렌트해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돌발상황에 따른 사고가 나는 경우 긴급구조 요원의 역할을 할 수도 있어서 험한 산행에서는 필수적이 될 것이다.
농구나 탁구, 테니스 등 상대가 필요한 모든 스포츠의 상대역을 맡아서 해줄 수 있다. 스포츠의 상대역에서 나아가서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스포츠를 누구나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파라글라이딩, 스킨스쿠버와 요트 항해에서 전문가 휴봇과 동행하여 체험할 수 있다.
4명 단위로 하는 골프와 마작 같은 게임에서도 부족한 인원을 채워 줄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요양사 인력으로 과거 한국의 간호사들이 독일에 파견되어 주로 맡았던 일이기도 했다. 태국의 치앙마이가 유럽의 노인 휴양 시설목적으로 개발되었을 정도로 고령화 사회에서 요양인력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간병과 노인을 도와주는 요양전문 휴봇이 개발 중에 있으며, 발달장애인을 보조해주는 역할도 상당부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긴급출동을 위해 대기 중인 휴봇들
북한 금강산 관광 당시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는 약 100m 간격으로 북한의 병사들이 서서 버스 차량을 감시하고 있다가 관광객이 바깥 풍광 사진이라도 찍으면 바로 탑승해서 카메라를 검사했다.
농업기술을 전수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알제리로 파견되어 씨감자 기술을 전수한 코피아(KOPIA) 직원들이 현장에 가는 경우, 주요 요인처럼 경호차량이 앞뒤로 선도 호위하였을 만큼 국가의 식량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것은 가로등이 있다. 한때 가로등을 공공 와이파이 기지국으로 활용하고,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자동차와의 디지털 신호장비와 CCTV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 등이 있었다.
현재 사거리와 주요 거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과 사고 또한 CCTV에 의해서 녹화되고 있어서 과거처럼 목격자를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영화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을 보면 사고로 사람이 건물에서 떨어지는 위기상황에서 긴급히 나타난 배트맨이 사람을 구하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는 것을 방지하는 문구들 대신에 휴봇을 대기시켜서 투신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으니 긴급출동 119 구조대원의 역할을 휴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방자와 향단이 역할도 휴봇이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양반의 자제와 늘 함께 하면서 허드렛일을 맡아 하는 몸종이 등장한다. 이도령의 방자와 춘향이의 향단이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유럽의 귀족들도 마찬가지로 돈키호테의 시종인 농부 출신의 산초 판사(Sancho Panza)가 있는 데, 시종이나 몸종은 경호역할도 수행하고 때로는 자문 역할도 한다.
계급이 사라진 현대의 몸종 역할은 휴봇이 하기에 적당하며 또 뭐든지 물어보면 답을 알려주는 지능까지 겸비해서 더욱 요긴할 수 있다.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삼장법사가 먼 길을 떠나면서 함께한 세 시종인 손오공, 저팔계와 사오정과 같이 여러 대의 휴봇을 대동할 수도 있다.
요리에 특화된 휴봇들은 세밀한 전자혀와 전자코를 가지고 있어 인간보다 뛰어난 미각과 후각으로 파인 다이닝을 조리할 수 있다. 그래서 유명 쉐프는 조수 휴봇들을 거느리고 주방을 책임지게 된다.
훗날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에서 출연하는 흑과 백요리사에 더해서 휴봇쉐프팀이 별도로 구성되어 경합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다.
피그말리온의 꿈을 실현한 휴봇
오비디우스의 책 ‘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여성들에 실망하여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의 돌조각을 만들어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마치 사람인 것처럼 사랑을 쏟는다.
결국 아프로디테는 이 조각을 진짜 사람으로 변신해주어 피그말리온과 함께 살도록 해 준다.
극작가 버나드 쇼의 지적대로 자율의지를 원초적으로 가진 인간은 갈라테이아처럼 무조건 피그말리온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아카데미 8관왕의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는 귀부인 클래스가 된 주인공 일라이자는 자신을 교육한 히긴스 교수를 떠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반면 휴봇은 결코 자신의 주인을 떠나지 않고 늘 주인에게 충실한 반려봇으로 살 수 있는 점이 사람과 다르다.
그리고 사랑이 식거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사랑했었던 연인일지라도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주인공도 더욱 될 수 없다.
휴봇은 자율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휴봇을 노예로 두어 귀족이 된 인간의 과제
퇴직을 하게 되면 “오늘은 무슨 일정이 있나”를 고민하는 대신 “오늘은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를 고민해야 한다.
휴봇 노예들로 귀족 반열에 올라 일할 필요가 없어진 인간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그 전에 이런 고민과 해결 사례들을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모두가 귀족이 되면 과거의 귀족들이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배워야 할 것이다.
로마의 귀족들은 콜로세움에서 격투기를 즐겼지만, 오늘날의 인류는 격투기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세계를 트레킹할 수도 있어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등산객들로 정체가 되어 이미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평생교육이 말하듯 지속적인 학습도 중요한 일의 하나로, 조선의 선비들의 묘비는 “현고학생부군”이듯 끝이 없이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지구에는 다가올 미래와 같은 세상과 유사한 나라들이 있다.
아랍에미레이트를 가보면 모든 허드렛일은 인스방파(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에서 온 사람들이 하고 현지인들은 쇼핑하며 인생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소득 국가의 하나인 리히텐슈타인도 인근의 독일, 오스트리아인들이 일하러 온다.
4만명이 안되는 현지인들은 400개가 넘는 음악클럽이나 합창단에 가입해서 연주, 공연 활동과 매년 개최되는 성대한 가면 카니발 준비를 하며 매일 오후 3시면 여유 있는 카페타임을 누린다고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용환승(hsyong@ewha.ac.kr)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대학원 공학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한국정보과학회 부회장, 한국소프트웨어감정평가학회 회장
▷현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