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대기업 총수일가 중 외국 국적자 비율이 3·4세대 들어 급격히 늘고있다.
쿠팡 사태로 미국 국적을 가진 김범석 의장에 대한 ‘검은머리 외국인’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국적을 보유한 대기업 총수일가 비율도 증가세에 있다.
특히 외국 국적의 총수일가 41명 중 대부분이 미국 국적이며, 이중 일부는 실제 국내에서 경영에도 참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쿠팡사태와 맞물려 향후 외국 국적자 경영인에 대한 동일인 지정, 친족기업 정보 공시 등이 새로운 정책적 과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상장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집단 62곳의 총수일가 58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기준 국적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7%인 41명이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창업자를 포함한 1·2세대의 외국 국적비율은 1.7%(3명)였다. 그러나 자녀세대인 3·4세대의 외국 국적비율은 9.4%(38명)로 크게 늘었다.
외국 국적의 41명 중 39명이 미국 국적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일본과 싱가포르 국적자는 각각 1명이었다.
일본 국적인 총수일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싱가포르 국적은 LS그룹 일가인 구재희씨였다.
현재 경영에 참여(임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된 외국 국적 보유자는 41명 중 11명(26.8%)에 달했다.
대표적으로 조사대상 중 유일하게 외국 국적 총수(동일인)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미국 국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집단 OCI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총수의 배우자 중에서는 정몽규 HDC 회장의 부인인 김나영 호텔HDC 감사도 미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총수의 직계 자녀(혈족1촌) 중에서는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일본 국적이며, 이씨 일가와 유씨 일가 두 집안 공동으로 창업한 삼천리의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 딸인 이은선 삼천리 부사장과 유상덕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회장의 아들 유용욱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부사장도 미국 국적이다.
또한 총수의 혈족 2촌 중에선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한진 사장이 하와이 태생으로 미국 국적 보유자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과거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를 역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내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기업의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다.
이외에도 이재현 CJ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부회장도 미국 국적이다.
총수의 혈족 3·4촌인 외국 국적 임원으로는 사조그룹 푸른저축은행 계열사인 푸른F&D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주은진(미국 국적)이 있다.
이외에도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과 최주원 고려아연 부사장도 미국에 적을 두고 있다. 이외에도 총수 인척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CJ ENM 경영리더가 미국 국적이다.
그룹별로 외국 국적의 총수일가가 가장 많은 곳은 고려아연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은 지분을 보유한 최씨일가 47명 중 13명이 미국 국적이다. 다만, 이들 중 최주원 고려아연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어 SK 5명, LS 4명, 효성 3명, CJ·삼천리·세아 각각 2명 순이었다. 외국 국적 총수일가가 1명인 기업집단은 LG, 롯데, GS, 한진, 현대백화점, 사조, 애경, 아모레퍼시픽, HDC, OCI 등 10곳이었다.
한편, 일본인으로 알려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배우자 및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배우자 등은 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쿠팡 김범석 의장은 기업집단 쿠팡의 동일인이 법인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역시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상장계열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적을 공시한) 총수일가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 외국 국적의 총수일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 국적을 가진 김범석 쿠팡 의장에 대한 '검은 머리 외국인'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외국 국적자 경영인에 대한 동일인 지정, 친족기업 정보공시 등이 새로운 정책적 과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