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선정 기준금액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제는 상당한 수준의 근로소득이 있는 중산층 노인들도 수급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기초연금이 노후 소득보장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았으나, 연금액 인상과 부부감액 축소 등 혜택확대가 맞물리며 국가 재정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을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25년 단독가구 기준 228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19만원(8.3%)이나 인상된 수치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도록 소득 및 재산수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선정기준액을 정한다. 노인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이 기준치 이하이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선정기준액 인상의 주요배경은 노인들의 전반적인 소득과 자산가치 상승이다. 복지부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공적연금 소득은 7.9%, 사업소득은 5.5% 상승했다.
자산측면에서도 주택과 토지 가치가 각각 6.0%, 2.6% 오르는 등 노인가구의 경제적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노후준비가 잘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인구에 대거 진입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2026년 선정기준액(247만원)이 단독가구 기준 중위소득(256.4만원)의 96.3%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을 의미한다. 선정기준액이 이 수치에 육박했다는 것은 사실상 중간수준의 소득을 가진 중산층 노인 대부분이 기초연금 수급자격을 갖추게 됐음을 시사한다.
각종 공제제도를 적용하면 실제 체감하는 수급가능 소득은 선정기준액보다 훨씬 높아진다.
소득인정액 계산시 근로소득은 기본공제액(2026년 116만원)을 뺀 뒤 나머지 금액의 30%를 추가로 공제하기 때문이다.
자산공제 역시 상당하다. 일반재산 산정시 거주지역에 따라 대도시는 1억3500만원, 중소도시는 8500만원, 농어촌은 7250만원을 기본으로 공제해준다. 금융재산에서도 2000만원을 빼준다.
이를 적용하면 다른 재산이나 소득없이 오직 근로소득만 있는 독거노인의 경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월 최대 약 468만8000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 부부 노인의 경우 연봉이 9500만원(월 약 796만원) 수준이라도 수급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정 부담을 가중하는 또 다른 요인은 정부의 혜택확대 방안이다.
정부는 현재 월 33만4810원인 기초연금을 취약노인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40만원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부부가 함께 받을 때 연금액을 20% 삭감하던 '부부감액 제도'의 축소도 추진하고 있다.
노인 빈곤완화라는 목적은 뚜렷하지만,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연간 수십조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기초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전문가 일각에서는 '소득하위 70%'라는 경직된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정기준액이 중위소득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수급대상을 정말 가난한 노인층에 집중하되 지급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복지부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제도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장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인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해야 하는 정치권이 혜택을 줄이는 방향의 개혁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26년에 새롭게 65세가 되는 1961년생 어르신들은 본인의 생일이 속한 달의 한달 전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손호준 연금정책관은 "기초연금이 필요한 분들에게 빠짐없이 지급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겠다"며 "어르신들의 노후 소득보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