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에서 메타·구글까지…빅테크 뒤흔드는 ‘AI인재 보상’ 버블 논란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오픈AI가 직원 주식 보상을 위해 약 500억달러(약 72조8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별도로 확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 업계에서 ‘인공지능(AI) 인재 몸값 버블’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AI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소수 핵심 인재에게 과도한 보상이 집중되고, 그 부담이 기업의 지분구조와 재무 건전성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가을 직원용 주식 보상풀로 회사 지분의 약 10%를 설정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기업가치 5000억달러(약 728조3500억원)를 적용하면, 해당 보상풀의 가치는 약 500억달러(약 72조8000억원)에 달한다.

오픈AI는 이미 직원들에게 약 800억달러(약 116조5360억원) 규모의 주식 보상을 지급한 상태다. 기존 지급분과 신규 보상풀을 합산하면 직원 보상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배정된 지분은 전체의 약 26%에 이른다.

이는 상장·비상장을 막론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수치는 단순한 후한 보상을 넘어 보상구조의 비정상적 팽창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오픈AI 직원 1인당 평균 보상액은 약 150만달러(약 21억원8505만원)로, 지난 2000년 이후 상장한 주요 기술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직전에 지급했던 평균 주식 보상과 비교해도 수십배에 달한다.

직원 보상이 높기로 유명했던 구글의 상장 직전과 비교해도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AI 연구인력 보상 증가속도가 기업의 매출성장이나 현금 창출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에퀼라(Eqila)에 따르면 오픈AI는 연 매출의 약 46%를 주식 보상으로 지출하고 있다.  이는 알파벳과 메타, 과거 주식 과다지급으로 지분 희석 논란을 겪었던 팔란티어보다도 높은 수치다.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를 인재 보상에 사용하는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보상구조는 특히 비상장 기업에서 더욱 민감하게 작용한다. 누적된 주식 보상은 향후 상장이나 대규모 자금조달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의 지분율을 빠르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가치 상승속도가 둔화될 경우 주식 보상은 인재 유인책이 아니라 재무 부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흐름은 오픈AI에 국한되지 않는다.  메타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을 선언한 이후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출신 연구진을 대상으로 수천만달러 규모의 보상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딥마인드 역시 일부 최상위 AI 연구자에게 임원급을 웃도는 연봉과 주식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도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WS 산하 AI·클라우드 조직을 중심으로 주식 보상비중을 확대하고 성과급 상한선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

비상장 AI 기업인 앤트로픽과 xAI 역시 초기 핵심인력에게 상당한 지분을 배정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다만 AI 인재풀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보상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규모 언어모델과 인프라 경쟁에서 핵심인력 확보에 실패할 경우, 기술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보상의 기준이 ‘성과’가 아니라 ‘희소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버블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AI 모델 성능경쟁이 극소수 연구진의 역량에 좌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미래 성과를 선반영해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구조다.

로이터는 직원 주식 보상 확대가 AI 인재 확보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대규모 지분 배정은 장기적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닷컴버블 당시 스톡옵션 경쟁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에도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 주식 보상이 급증했고, 시장환경 변화 이후 옵션가치가 급락하며 조직 불안정과 인재 이탈이 동시에 발생한 바 있다.

AI 산업 역시 기술 패러다임 변화속도가 빠른 만큼, 현재의 보상체계가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