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경제성장률 2.0% 제시…“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대체로 1.8% 수준인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높고 작년 성장률 전망치 1.0%보다 2배 높다.

경제정책의 초점을 잠재성장률 회복 등에 맞추고, 올해를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기존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돼 지난 2일 공식 출범한 재경부의 첫 경제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 한국은 이른바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소위 성장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의 차이가 아닌 경제 시스템이 던지는 구조적 질문으로,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자형 성장이란 계층별로 경기 상승의 속도와 크기에 차이가 생기면서, 성장 그래프가 알파벳 'K' 모양으로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K자형 성장의 그늘이 미래를 짊어지는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고용 절벽에 내몰린 우리 청년의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정책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한다"면서 "전 부처는 청년과 중소벤처기업, 그리고 지방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모든 분야에서 성장을 이뤄내는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이자, 이재명 정부가 경제 운영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는 첫 해"라면서 "다행히 지난해 무너진 민생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며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경부는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 1.8%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중 발표된 한국은행(1.8%) 한국개발연구원(KDI·1.8%) 산업연구원(1.9%) 국제통화기금(IMF·1.8%) 아시아개발은행(ADB·1.7%) 등 국내외 주요 기관보다 0.1~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2025년이 (경제) 회복에 집중한 시기였다면 2026년은 본격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를 한국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경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2%대로 높인 것은 △소비 개선 △건설투자 부진 완화 △수출 증가세 지속 등을 고려한 결과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성장률 상향 조정의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는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투자가 올해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라면서 “올해 우리 경제는 내수 개선과 반도체 호조 등으로 경기 회복세의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큰 흐름에서는 내수 개선과 반도체 호조 등으로 경기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잠재성장률 하락과 양극화 등 구조적 과제가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2030년대에는 1% 내외, 2040년대에는 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거시경제 적극관리 △잠재성장률 반등 △국민균형성장 및 양극화 극복 △대도약 기반 강화 등 4대 정책방향을 중심으로 15대 정책과제·60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잠재성장률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도체, 방위산업, 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슈퍼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산업을 전방위로 지원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 '반도체 산업경쟁력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K-방산은 세계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민관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초혁신경제 구현을 위해 기술 세제 혜택을 늘리는 한편 국가전략기술에 차세대 전력(에너지) 반도체 기술을 확대하고, LNG 화물창 기술을 신규 지정할 계획이다. 신성장 원천기술에는 그래핀·특수탄소강 기술을 추가한다.

이른바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생산 촉진세제'도 7월쯤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를 포함할지 여부와 혜택만 노리는 '체리피킹'을 막을 방안 등은 검토 대상이다.

'생산적 금융'을 이끄는 전폭적인 세제지원도 예고했다.

3분기 출시 예정인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6000억원 규모)에 일정 기간 이상 장기 투자하면, 투자금액에 소득공제를 적용받고 펀드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는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국내 주식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보다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내 시장 전용 ISA도 새로 선보인다. 기존 ISA보다 세제 혜택을 크게 늘리고, 투자 대상은 국내 주식·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로 제한된다. 구체적인 조치는 올해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반영된다.

경제대도약의 기반을 다지는 세부 정책과제로는 '한국형 국부펀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초기 자본금은 20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정부 출자주식, 물납주식의 현물출자, 지분 취득 등을 통해 자본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 테마섹 같은 해외 국부펀드처럼 이른바 '상업적 베이스'의 적극적인 투자로 다양한 형태의 국부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 로드맵'도 내놨다. 한국 증시를 국가경제 수준에 걸맞은 글로벌 투자처로서 자리매김토록 하고, '원화 국제화'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6월 발표되는 MSCI의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올라가고 내년 6월에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이 결정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028년쯤 지수 추종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