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약금 면제로 한달 안돼 가입자 31만명 이탈…3사 출혈경쟁 뒷탈 우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KT의 위약금 면제조치로 31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통신사들이 대규모 출혈마케팅에 나섰지만, 기대했던 성과보다 부담이 더 컸다는 평가다.

특히 이동 고객에 집중된 보조금 정책으로 기존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위약금 면제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KT에서 타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31만2902명에 달했다.

면제 종료를 앞둔 지난 12일과 13일에는 각각 5만579명, 4만6120명이 몰리며, 이틀간 전체 이탈자의 30.9%를 차지했다.

KT는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0일까지 이탈한 가입자에 대해서도 위약금 면제를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비용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해당기간 번호이동 고객 수는 35만967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KT 내부에서는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SK텔레콤 해킹사태 이후 4월부터 12월까지 KT로 유입된 순증가입자는 28만9332명으로, 올해 위약금 면제로 발생한 순감 23만862명을 상쇄하고도 약 5만명의 순증을 유지했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소급적용 대상과 위약금 면제기간 중 이탈한 가입자를 합치면 총 66만3869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1인당 평균위약금을 1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KT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660억원을 웃돈다.

이번 사태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위약금 면제기간 동안 알뜰폰(MVNO)을 포함해 SK텔레콤은 16만5370명, LG유플러스는 5만5317명의 가입자를 각각 유치했다.

다만 통신 3사 유통점 모두 출고가보다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마이너스폰’ 영업에 나서며 과도한 출혈경쟁을 벌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고가 148만5000원, 공시지원금 약 60만원인 단말의 경우 소비자가 단말기 대금을 부담하지 않고도 현금을 돌려받는 구조가 형성됐다.

갤럭시 S25 일반·플러스·울트라·엣지 모델과 아이폰 17까지 마이너스폰으로 풀리면서 일부 단말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특히 10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대부분 번호이동 고객에게 집중되면서, 기기변경 고객은 절반 수준의 지원만 받아 ‘집토끼’ 역차별 논란도 제기됐다.

통신 3사가 가입자 방어와 유치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올해 1분기 마케팅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케팅 비용증가에 따라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요금제 인상이나 배당 축소, 정보보호·통신 인프라 투자 축소 등의 선택지가 거론된다.

아울러 위약금 면제기간 동안 SK텔레콤과 KT 모두 순감세를 기록한 만큼, 이를 회복하기 위해 올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계기로 2차 보조금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출혈 마케팅에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보안인프라 확충과 통신망 고도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열경쟁이 재현될 경우를 대비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규제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미통위는 지난 7일부터 관련 현장점검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