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원화가치의 급격한 약세를 강한 어조로 우려하는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5일 10원 넘게 급락하며 1460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가 진정되는 효과를 보이며 145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베선트 장관이 지난 12일 미국을 방문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대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경제 기초 여건)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한국의 강력한 경제성과가 한국을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적인 파트너로 만든다"고 말했다.
미 재무장관이 특정국의 통화가치와 관련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으로 구 부총리와 만난 지 이틀 만에 이 같은 입장이 나왔다는 점으로 사전 교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베선트 장관의 언급은 3500억달러(약 512조원)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이 원화가치의 약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이 구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원화가치 문제와 함께 한미간 무역 및 투자 협정을 완전하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면담에서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면서 "협정이 미국과 한국의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고, 미국 산업 역량의 부흥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미국을 방문해 베선트 장관과 만났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종가(1477.5원) 대비 13.5원 떨어진 14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에서 환율은 전일대비 3.8원 오른 1477.5원에 거래돼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2.5원 내린 달러 당 1465.0원에 개장했다. 이에 앞선 야간거래에서는 전일 오후 종가(1477.5원) 대비 13.5원 떨어진 14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것도 환율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롤 전망되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원화 구두 개입에 역내 달러 수요 완화가 예상된다"면서 "여기에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하락 쏠림은 더욱 심화돼 145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시적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