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코스피가 22일 미국의 유럽에 대한 관세철회 소식에 상승해 장중 사상 처음 5,000선을 '터치'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2.60포인트(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77.13포인트(1.57%) 오른 4,987.06으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워 장 초반 역대 처음 5,000선을 넘어섰다.
한때 5,019.54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지 3개월 만에 그간 '꿈의 지수'로 불렸던 '오천피'(코스피 5,000) 고지마저 넘어섰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에 오름폭은 일부 축소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내린 1,469.9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55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18억원, 102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052억원 '팔자'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럽 8개국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철회하자 3대 지수가 일제히 1% 넘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문제와 관련해 무력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도 지정학적 긴장을 누그러뜨렸다. 이에 엔비디아(2.95%), 마이크론(6.61%) 등이 오르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18% 뛰었다. 테슬라도 2.9% 올랐다.
이에 국내 증시도 반도체와 이차전지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탄력을 받았다. 다만 장중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진 가운데 자동차주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오름폭을 일부 줄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관세위협 철회 등이 시장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코스피도 이를 반영하며 장 초반 전대미문의 5,000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급등으로 매물 소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최근 급등세를 보인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차익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1.87%)가 장중 15만7000원을 터치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단일기업으로는 사상 처음 넘어섰다.
SK하이닉스(2.03%)도 올랐다. '불장'에 수혜가 기대되는 키움증권(5.83%), 삼성증권(2.70%) 등 증권주도 줄줄이 상승했다. 로봇용 배터리 수요 기대감에 LG에너지솔루션(5.70%), 삼성SDI(18.67%), LG화학(5.89%) 등 이차전지주도 일제히 뛰었다.
반면 현대차(-3.64%)는 장 초반 59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차익매물에 하락 마감했다. 기아(-4.36%), 삼성바이오로직스(-5.07%), HD현대중공업(-2.85%) 등도 약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긴장완화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 현대로템(-4.18%) 등 방산주도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화학(4.61%), 전기전자(2.41%), 증권(1.73%) 등이 올랐다. 운송장비(-3.32%), 건설(-1.71%) 등은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06포인트(2.00%) 오른 970.3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52억원, 667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138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7.68%), 에코프로(10.41%) 등 이차전지주가 급등했다. 에이비엘바이오(1.41%), 삼천당제약(12.83%), HLB(5.98%) 등도 올랐다.
반면 전날 기대치를 밑돈 기술이전 계약규모에 급락했던 알테오젠(0.94%)은 이날도 하락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2.53%), 로보티즈(-4.10%) 등 로봇주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31조213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6조472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의 거래대금은 총 21조9900억원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는 22일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3차 상법 개정을 조속히 하자는 데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오찬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과 청와대가 자본시장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가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더는 미루면 안 된다'는 정도의 공감을 가졌다"며 "(당청이) 함께 국내외 다양한 공간과 소통하고 설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돌파한 데 대해서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달성했다는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부터 공들여 '자본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법 개정을 추진해왔던 일관된 정책 의지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했다.
오 의원은 특위 자체 점검 결과,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24년 연말 0.9에서 이날 1.6(추정)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오 의원에 따르면 신흥국 평균은 2.2, 선진국은 4.01 수준이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게 있지만 신흥국 평균까지 아직 못 왔으니 완전히는 아니다"라며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가기까지 지속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날 오찬에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 상장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상장 회사의 경우 자산 기준으로 상속세가 부과되지만 상장 회사는 시가 기준이라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누른다"며 "이소영·김영환 의원이 주도적으로 얘기했고 공감이 많이 있었다. 추진해보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상장된 모회사가 수익성 높은 자회사를 분할 상장하는 등의 중복상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엄격하게 봐야 하는 것 아니냐, 관련 제도 개선을 더 적극적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