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 ‘통상 문제 확산’ 우려…개인정보위 조사,제재 수위에 ‘촉각’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쿠팡의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사태가 한미 간 통상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대응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통상 변수와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외교·통상 이슈로 사안이 확산되면서 조사와 제재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쿠팡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한미 간 '통상 프레임'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 정보기술(IT) 투자회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조치가 부당하다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조사를 요청했고, 통상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등 무역 구제조치를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통상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조치가 부당하거나 불합리·차별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미국 행정부가 보복관세 등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쿠팡 사안은 한미 고위급 외교무대에서도 거론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이후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밴스 부통령이 미국 기업인 쿠팡이 한국에서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인지 궁금해했다”고 전했다.

김민석 총리는 이어 “쿠팡에 대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차별적 대우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했고, 밴스 부통령도 한국의 법·제도 아래에서 법적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해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 하원 무역소위원회 ‘해외 디지털 규제동향’ 청문회에서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쿠팡에 대한 수사·조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아니며, 통상문제로 비화할 사안도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쿠팡 문제가 외교무대 등 공식채널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개인정보위의 조사와 향후 처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개인정보위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조사조정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집중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단순 유출사고 뿐아니라 폐쇄회로(CC)TV 영상의 목적외 이용·제공 여부, 이른바 ‘납치광고’로 불리는 강제전환 광고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소지가 있는 사안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규모와 쿠팡의 매출 등을 고려할 때,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위는 통상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 조사와 제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송경희 위원장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에게 준 피해규모와 사고이후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엄격히 따져 그에 맞는 처분을 내리겠다”며 “통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