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들어 상반된 조직 전략을 선택했다.
네이버는 신규 C레벨 임원을 늘리며 책임경영과 AI 중심체제를 강화했다. 반면, 카카오는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해온 CA협의체를 경량화하며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찍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새해를 맞아 각각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오는 2월1일자로 김광현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 유봉석 최고리스크책임자(CRO), 황순배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신규 선임한다.
카카오는 그룹 전략을 총괄하는 CA협의체의 조직구조를 기존 ‘4개 위원회·2개 총괄·1개 단’에서 ‘3개 실·4개 담당’ 체계로 개편했다.
네이버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김광현 CDO는 네이버가 포털,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콘텐츠와 이용자 데이터를 결합·활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의 올해 AI 전략은 자사 서비스에 적용된 AI를 고도화해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키는 ‘에이전트 N’ 구현으로, 이를 위해 데이터 경쟁력이 핵심요소로 꼽힌다.
유봉석 CRO와 황순배 CHRO 역시 에이전트 N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인물로 평가된다.
정책·리스크 매니지먼트 부문을 이끌어온 유봉석 CRO는 AI 확산에 따른 대내외 정책수립과 위험관리를 총괄한다. 업무범위는 기존과 유사하지만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AI 서비스가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는 분석이다.
황순배 CHRO는 기존 HR 부문장에서 최고인사책임자로 직급이 격상됐다. 그는 네이버 전반의 인사전략을 총괄하며 중장기 조직·인재 전략 수립을 담당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네이버 인사를 AI 시대에 대비한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원 승진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조직 단순화와 경량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CA협의체가 그동안 ‘옥상옥(屋上屋)’ 조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CA협의체는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해 그룹 전략을 조율하는 조직으로, 문어발식 확장 논란을 불식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2024년 1월 출범했다.
출범 초기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공동 의장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김범수 센터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신아 대표가 단독으로 협의체를 이끌어왔다.
다만 CA협의체가 그룹 전반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총괄대표가 인사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정신아 의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개편에서 CA협의체의 조직 구성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역할에는 변화가 생겼다.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와 CA협의체의 수장으로서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구조는 유지되지만, CA협의체 조직이 카카오 본사로 이관되면서 기존의 ‘권고’ 중심 기능에서 ‘실행’ 중심 역할로 전환됐다.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이끄는 그룹투자전략실,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맡은 그룹재무전략실, 황태선 실장이 담당하는 그룹인사전략실은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ESG(권대열 담당), PR(이나리 담당), PA(대외협력·이연재 담당), 준법경영(정종욱 담당) 조직도 그룹 전략 실행을 뒷받침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직개편이 카카오가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에이전틱 AI’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전틱 AI는 이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해 다음 행동을 스스로 연결해주는 AI 서비스다. 정신아 대표가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해온 카카오의 핵심 AI 사업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