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작년 4분기 영업익 20.1조…’韓 기업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16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메모리 초호황 국면 진입을 입증했다.

D램 전반의 가격상승으로 범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간 수익성 격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메모리 전 제품군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9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9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2%, 전 분기 대비 65%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333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4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특히 범용 D램 수요증가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81.6%를 차지했다.

DS부문 영업이익률은 37.3%로, HBM3E 고객사 확대에 따른 HBM 실적 회복과 범용 D램 가격상승이 맞물리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AMD와 구글 등에 HBM3E를 공급하며 매출과 출하량 확대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HBM 매출을 약 9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약 26조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급증의 배경에는 범용 D램 가격급등으로 HBM과의 수익성 격차가 축소된 점도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평균 45~50%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기존 4~5배 수준이던 HBM과 범용 D램 간 기가비트(Gb)당 가격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일각에서는 범용 D램의 수익성이 HBM을 웃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말~2026년 초 HBM 매출총이익률을 62%, 범용 D램을 67%로 전망하며 범용 D램의 수익성 역전을 예상했다.

범용 D램 수익성 개선은 메모리 3사 중 가장 큰 생산능력(캐파)을 보유하고, 범용 D램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가장 큰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12%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D램 가격 상승세는 올해 상반기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에도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60%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품목은 두 배 가까운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HBM 시장에서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HBM4를 기점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회사는 조만간 1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의 양산과 출하에 돌입할 예정이다. HBM3E에서 경쟁사 대비 엔비디아 공급이 6개월 이상 지연됐던 것과 달리, HBM4에서는 선제적 납품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올해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12억Gb, 매출은 약 170% 증가한 22조6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HBM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3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8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반도체 사업 호조와 달리,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부품 가격상승과 글로벌 수요둔화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및 서버용 메모리 공급이 확대되면서 PC와 스마트폰용 메모리는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3달러로, 6개월 만에 3배 이상 급등했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추가 상승해 완제품 제조원가가 8~10%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사장)도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약 3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DS부문이 27조원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2조원 안팎, TV·생활가전 부문은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