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주 비트코인이 15개월 만에 7만3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는 비트코인 급락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새로운 유형의 금융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4일 오전 한때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7% 급락한 7만2897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3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얼마 전 매파적 성향의 케빈 워시가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되자 7만8000선까지 후퇴했다. 여기에 이란 상황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자 투자자들이 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서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며 낙폭이 커졌다.
주요 알트코인 가격도 일제히 떨어졌다. 같은 시간 가상자산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0.87% 폭락한 2120.02달러, 리플은 6.28% 하락한 1.5316달러, 솔라나는 8.06% 급락한 96.8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니덤앤컴퍼니의 가상자산 전문 애널리스트 존 토다로는 최근 보고서 등에서 “비트코인 7만2000달러 선이 뚫린 것은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됐다는 신호다. 현재 지표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극도로 식었음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시장을 떠받치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으며 이는 2022년 하락장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진단이다. 과거에는 ‘패닉 셀’ 이후 저점 매수세가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아예 시장을 떠나는 ‘무관심’이 더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 마이클 버리 사이언 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자신의 뉴스레터를 통해 이번 사태가 단순한 조정을 넘어선 ‘참담한 시나리오(sickening scenarios)’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버리는 비트코인 하락세가 가속화될 경우 금융 시장 전체를 뒤흔들 세 단계의 연쇄 몰락 과정을 제시했다.
첫째는 7만달러가 붕괴할 때다. 버리는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기관들이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막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둘째는 6만 달러가 붕괴될 때인데 비트코인 대량 보유 기업들이 존립 위기에 처하며 이들이 보유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는 순간 전 세계 가상 자산 시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이 5만달러까지 떨어지면 가상 자산 채굴 업체들이 파산하고 자신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준비금을 매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리는 이 경우 금속 선물 시장에서도 파괴적인 매도세가 나타날 것이며, 매수자가 없는 블랙홀로 붕괴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리는 과거에도 가상 화폐를 160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에 비유하며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혹평해 왔다.
버리는 이번 폭락 사태 역시 실질적 가치 없는 거품이 걷히는 과정이며 중요한 지지선이 뚫린 현시점이 막대한 가치 파괴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