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0조원 비트코인 잘못 지급…“실수로 초유 사고 저질러”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운영진 실수로 총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잘못 입금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현장 점검반을 파견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7일 빗썸에 따르면 빗썸 직원은 전날 저녁 7시쯤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에 따라 1인당 2000∼5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보유 포인트로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695명이었으며, 담당 직원은 그 가운데 랜덤박스를 오픈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빗썸은 약 20분 뒤 오지급 사실을 인지했고, 오후 7시35분 거래·출금 차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미 약 240명의 이용자가 랜덤박스를 열어 1인당 약 2000개 씩의 비트코인을 개인 지갑에 받았다.

오지급 소동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9800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최소 1960억원 상당의 코인을 당첨자들에게 준 것이다. 총 오지급 규모는 60조원가량이었던 셈이다.

빗썸 측은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 62만개 가운데 99.7%인 61만8212 비트코인을 회수했으며, 이미 매도된 1788개 비트코인 상당의 자산도 93% 회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수하지 못한 비트코인 규모는 약 133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용자들이 비트코인을 팔아 인출해간 금액은 약 3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에서 전날 오후 7시30분쯤 빗썸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거래소보다 10%가량 낮은 8111만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빗썸은 이날 오전 0시23분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시장 가격은 5분 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고,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비트코인 이상 시세로 인한 연쇄 청산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해킹이나 보안 침해와는 무관하며, 시스템 보안이나 고객 자산 관리에는 어떤 문제도 없다”면서 “모든 후속 조치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령 비트코인' 논란도 제기돼…8년 전 삼성증권 사고와 ‘판박이’

이번 사고와 관련, 빗썸이 실제 보유한 수량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유령 비트코인'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빗썸이 위탁받아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만2619개였는데, 이번 사고로 무려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없는 자산이 지급되고 일부는 거래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8년 전 발생했던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고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삼성증권 직원은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씩 지급하려다 실수로 자사주 1000주씩을 지급했다. 존재하지 않는 유령 주식 28억 주가 계좌에 입고된 것이다. 당시 삼성증권 1주는 3만9800원으로, 우리사주 1주당 3980만원 상당의 주식이 지급됐고, 전체 지급 규모는 112조6985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숫자에 불과한 허수가 실제 자산처럼 거래되는 이른바 '장부 거래' 의혹이 또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은 "지갑에 보관된 코인 수량은 엄격한 회계 관리를 통해 고객 화면에 표시된 수량과 100%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회수하지 못한 비트코인 수량은 회사 보유 자산을 활용해 정확히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긴급 대응회의를 연 뒤 곧바로 현장 점검반을 급파했다. 금감원은 현장 점검에서 사고 경위와 빗썸의 이용자 보호조치,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의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오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상황 파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