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굴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인공지능(AI) 사업에 6600억달러(약 966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과도한 투자라는 우려와 장기 성장기반을 위한 필수투자라는 반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4개 기업의 올해 자본지출(CAPEX) 합산 예상치는 약 660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고성능 AI 칩을 탑재한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투입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올해 자본지출 예상로 2000억달러(약 292조원)를 제시하며, 지난해 1318억달러(약 192조원) 대비 큰 폭의 증가를 예고했다.
구글은 최대 1850억달러(약 270조원), 메타는 최대 1350억달러(약 197조원) 지출을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2026 회계연도 자본지출이 1400억달러(약 204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기업의 올해 CAPEX는 지난해 4100억달러(약 599조원) 대비 약 60% 증가한 수준이다.
이같은 투자 확대를 두고 ‘AI 거품’ 논란도 재점화됐다. 인프라 투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투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언제 연결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러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매출증가 등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자본지출 부담 우려로 주가 하락을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AI 수익모델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주가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한 노동력 쏠림현상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전기기술자와 숙련 건설인력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로 이동하면서 주택·병원 등 필수인프라 건설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백악관에 제출한 자료에서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될 숙련기술자가 전체 관련 인력의 20%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AI 편중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금의 약 3분의 1이 상위 1% 가치기업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기업에 대한 투자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빅테크 최고경영자들은 과잉투자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AI 투자규모는 적절하고 지속 가능하다”며 “AI 수요는 매우 강력하며 그 배경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AI 투자 확대는 업종별로 엇갈린 영향을 낳고 있다.
반도체·네트워크·전력 기업은 인프라 확장의 직접적 수혜주로 꼽히는 반면, 기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기업은 경쟁심화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동일한 투자흐름이 산업별로 상반된 주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시장의 핵심질문은 6600억달러 규모의 AI 투자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수익으로 전환될지에 모아진다.
AI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확대된 재무 부담과 주가 변동성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