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서울시가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16조원을 투입, 강북 교통망을 확충하고 일자리와 산업거점을 조성하는 '다시, 강북전성시대 2.0'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강북지역의 노후주거지 및 상업지역에 대한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부여로 개발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의 '강북전성시대 1.0' 정책을 발표한 지 2년여만에 나온 후속전략이다.
시는 1.0 정책의 사업 40개 가운데 5개 사업을 완료하고, 26개 사업을 추진중이며, 9개 사업은 추진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2.0 정책에선 추가로 교통 인프라 구축 8개, 산업·일자리 확충 4개 등 총 12개 사업을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시청 서울갤러리에서 프로젝트 발표 기자설명회를 열고 "강북을 더 이상 베드타운이 아닌, 대한민국의 다음 성장을 이끄는 핵심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국고보조금+민간투자 6조에다 시비 10조 투자…사전협상제도 활성화
2.0 프로젝트의 핵심은 재원 16조원(국고보조금 및 민간투자 6조원+시비 10조원)을 강북에 투자해 강북 교통망을 혁신하고 성장의 주축이 될 산업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민간개발 사전협상으로 확보된 공공기여분(현금) 2조5000억원과 공공부지 매각수입 2조3000억원을 재원으로 하는 '강북전성시대기금'(가칭) 총 4조8000억원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중인 4개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 공공기여분을 기금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2곳의 공공부지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총 4조8000억원 규모의 기금으로 강북권 접근성 강화와 강북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통 인프라 구축에 우선 투자한다.
강북권 철도와 도로사업에 5조2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재정투자도 병행한다.
시는 재원 확보를 위해 민간개발 사전협상제도 운용방식을 바꿔 기반시설로 받는 공공기여분은 줄이고 현금비중은 늘릴 계획이다.
기반시설이 충분한 지역에 재투자하는 공공기여분은 줄이고, 광역 사용이 가능한 현금 공공기여 비중을 기존 30%에서 70%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 전국 최초로 서울시가 도입한 사전협상제도는 대규모 유휴부지나 노후시설을 개발할 때 민간이 개발계획을 제안하고, 시가 사전에 협상을 통해 개발규모와 공공기여 수준을 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동남권역에 집중된 사전협상 대상지를 강북으로 확산하기 위해 사전협상 비활성화 권역은 공공기여율, 주거비율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업성을 높인다.
오 시장은 "사전협상과 공공기여는 토지주는 종 상향으로 얻은 이익일부를 공공에 내놓고, 공공은 사업지 근처를 개발하기 때문에 이익이 되고, 주민들은 빠른 속도로 개발이 이뤄지며 인프라까지 개선되는 '윈윈윈'이 가능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또 "강남권역은 나중에 만들어진 계획도시이기 때문에 강북에 비해 생활 SOC(사회간접자본)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기여를) 100퍼센트 다 그 근처에 쓰기보다 절실하게 개발이 필요한 곳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그럼에도 강남권역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공공기여가 확보되면 그 중 최소 50%는 그 근처에 그대로 쓰고, 생활 SOC로 받아내는 것 외에 추가 현금으로 받아내는 것의 일부를 다른 낙후한 지역에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북지하도시고속도로·강북횡단선 등 공간혁신 8개 과제 추진
강북 발전의 핵심축인 교통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8개 사업을 추진한다.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20.5㎞ 구간에 왕복 6차로의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한다.
동부간선도로 총 15.4㎞ 구간(월계IC∼대치IC)도 왕복 4차로로 지하화한다. 현재 월릉교∼영동대로(대치) 12.5㎞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하도로가 완공되면 동남∼동북권 통행시간이 20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강북횡단선은 경제성 분석을 현행화하고 사업성을 개선해 재추진 기반을 마련한다.
공사가 진행중인 우이신설연장선, 동북선과 추진중인 면목선, 서부선 등을 연계해 도시철도 접근성도 개선한다.
우이신설연장선은 4690억원을 투입해 솔밭공원역에서 방학역까지 3.93㎞, 정거장 3개소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2032년 개통 예정이다.
동북선은 1조7228억원을 투입해 왕십리역부터 상계역을 연결하는 경전철 사업으로, 2027년 개통이 목표다.
강북지역 노후지하철 20개 역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도시개발사업 新모델 도입…강북전역 성장권역으로
강북 전역을 성장권역으로 재편하기 위한 산업·일자리 관련 4개 사업도 진행된다.
새로운 도시개발사업 모델인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과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을 도입한다.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은 강북의 주요거점에 상업·업무·주거 기능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드는 정책이다.
도심·광역중심과 환승역세권(반경 500m 이내)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비주거 용도를 50% 이상 확보할 경우, 일반 상업지역의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완화한다.
이를 통해 강북의 발전을 견인하는 고밀복합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성장 잠재권 활성화 사업은 비역세권 지역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통일로·도봉로·동일로 등 폭 35m 이상의 주요 간선도로변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평균 공시지가의 60% 이하 수준인 자치구에 대해서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의 공공기여 비중을 30%까지 낮출 수 있게 해 개발 활성화를 유도한다.
주요 거점으로는 동북권 창동·상계 일대에 첨단 연구개발(R&D) 중심의 서울형 산업단지 S-DBC(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를 조성한다. 하반기 산업단지 지정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상반기 2만8000석 규모의 K-팝 전용공연장인 서울아레나도 창동에 개관한다.
서북권은 DMC 랜드마크 부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부지 등을 연계개발해 첨단산업 국제교류공간을 만든다.
삼표 레미콘 공장부지 개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광운대역세권 부지개발, 세운지구 개발, 서울역 일대를 '강북의 코엑스'로 만드는 사업, 용산서울코어 조성사업도 속도를 낸다.
◇오세훈 "강남북 균형발전, 20년 전부터 추진"
오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뒤 교통·산업·일자리가 어우러진 완전히 새로운 강북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강북이 도약하면 서울의 성장기반은 더욱 탄탄해지고, 서울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한층 더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강북 개발을 강조하는 것이 올해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무리스러운 비판"이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다시, 강북 전성시대'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24년 3월경이지만, 그전에도 강북 투자를 꾸준히 발표해왔다"며 "1기 시정 때인 2006년에도 이미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시정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도입한 지방세 공동과세 제도를 언급하며 "당시 재원이 풍족한 자치구와 그렇지 않은 자치구의 재정격차가 스물일곱배 정도 벌어졌었는데, 자치구와 국회를 설득해 도입한 지방세 공동과세가 효자 노릇을 한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화두는 서울시장으로서 늘 천착해왔던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