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다음 달 10일 시행되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관련된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이 최종 확정됐다.
고용노동부는 24일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노동조합이 여러 곳인 사업장 내에서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경우 교섭창구를 단일화해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원청과 하청노조가 교섭할 때에는 단일화 틀 속에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교섭단위 분리나 통합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 또는 유사성 △다른 노조에 의한 이익 대표의 적절성 △교섭단위 유지 시 노조 간 갈등 유발 가능성과 노사 관계 왜곡 가능성을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보다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결정 사유’로 규정했다. 사용자가 ‘어용노조’를 만들어 교섭권을 침해할 수 있단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노동부는 "기존 원청노동자 간 교섭단위 분리에는 영향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원·하청 교섭에서 하청노동자에 관한 교섭단위 분리 시에는 현장의 구체적 여건에 맞도록 분리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원·하청 교섭에서는 교섭 전 단계에서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 일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 달 15일까지 행정예고 됐던 ‘노란봉투법 해석지침’도 확정됐다.
해석지침은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의 근로시간·작업방식 등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면, 하청 노동자에게 교섭권이 부여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조적 통제와 불법파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설명 문구를 추가했고,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배치전환은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정부는 교섭 과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용자 여부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제공하기 위해 법률전문가와 현장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노조법과 노사관계 등 전문가들이 노사 양측의 교섭 준비사항에 대해 기초적으로 진단한 후 교섭 의제 등을 중재·조율하는 현장 상생교섭컨설팅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노사가 교섭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고,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에도 해석지침·컨설팅·판단지원 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상생적 노사관계가 정착되도록 끝까지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 "하청 교섭권 제약 우려"…"창구 단일화 철폐 위해 투쟁"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노동계는 일관되게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했는데, 정부는 단일화 입장을 강행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동안 법원과 행정기관의 해석과 달리 시행령 개정안은 원하청을 포함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강제하면서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 행사에 더 많은 제약을 가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시행령에 따라 원청 사업주의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원활하게 교섭이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주장하고 "하청 노동자 교섭권이 침해되고, 교섭권을 제대로 행사 못 하면 그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법 개정안은 하청 특수고용노동자들이 20여년 간 투쟁한 결실"이라며 "민주노총은 노사 교섭을 실질화하는 과정에서 이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치, 시행령과 함께 창구 단일화제도 철폐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시행령이 현장에서 사용자 책임을 좁히고 노동자의 교섭권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원하청 교섭 촉진과 절차적 지원을 강조했지만, 사용자 범위 확대와 교섭 의제 보장이라는 개정 노조법의 핵심 취지는 이번 시행령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