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질 소비지출 -0.4%…코로나 사태 이후 5년 만에 줄어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지난해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이 실질 소비지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5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제 외형의 성장과는 별개로 고물가·고금리 등 탓에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진 것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비지출은 252만445원으로 전년보다 1만1065원(0.4%) 줄었다. 실질 소비지출은 명목 소비지출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지출액 증가분을 걷어낸 것이다.

실질 소비지출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꺾인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실질 소비지출이 2.8% 감소했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가구당 월평균 명목 소비지출은 293만9091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2021년(3.9%)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다. 

실질 지출은 대부분의 소비 영역에서 줄었다. 기타상품·서비스(4.7%), 정보통신(1.8%), 음식·숙박(0.5%)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10개 가까운 항목이 감소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부문(-6.1%)의 지출이 가장 많이 줄었고, 이어 교육(-4.9%), 오락·문화(-2.5%), 의류·신발(-2.1%), 식료품·비주류음료(-1.1%) 등의 순이었다.

특히 오락·문화 지출은 2021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오락·문화는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줄어드는 항목으로 꼽힌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반등했다. 1분기(-0.7%), 2분기(-1.2%), 3분기(-0.7%)까지 세 분기 연속 감소하다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교통·운송(10.4%), 식료품·비주류음료(5.1%), 기타상품·서비스(10.9%) 지출이 늘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명절 경조사 증가와 함께 고령화에 따른 장례·사후 관련 비용 지출이 누적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300만8000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3.6% 증가했다.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했고 상위 20%인 소득 5분위 가구는 4.3% 늘었다.

소득 분배 지표도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추석 명절 상여금 지급 효과로 근로소득이 8.7% 급증하며 전체 소득이 6.1% 늘었다. 반면 2·3분위 가구는 취업자 수 감소로 근로소득이 오히려 줄면서 소득 증가율이 각각 1.3%, 1.7%에 그쳤다. 

상·하위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9배로 전년 동기(5.28배)보다 확대됐다. 이 지표가 4분기 기준으로 악화한 것은 통계를 개편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