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정부가 구글이 요구해온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구글이 요청한 1대 5000 축척 지도의 해외 반출을 허용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대 5000 축척 지도는 실제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표현한 고정밀 데이터이다.
그간 정부는 민감·보안 시설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출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미 통상 현안으로 반복 제기되면서 외교적 압박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다.
전 세계 지도 시장에서는 구글이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토종 기업들이 일정 부분 방어에 성공해 왔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음원 스트리밍 등 주요 플랫폼 산업에서 이미 글로벌 빅테크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지도 서비스는 국내 기업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로 꼽혀왔다.
업계에서는 고정밀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구글이 한층 정교해진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주권’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 반출 요구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다. 애플 역시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를 정부에 문의한 상태로 전해졌다.
구글에 반출이 허용될 경우, 애플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자사 모바일 생태계를 기반으로 지도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는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미국은 물론 중국 등 다른 국가의 빅테크 기업들 역시 데이터 반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장은 지도 서비스를 넘어 모빌리티 등 차세대 산업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정밀 지도는 단순 길찾기 기능을 넘어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첨단산업의 핵심 데이터로 활용된다. 세밀한 지형 정보와 공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래 산업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구글 지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향후 10년간 국내 경제에 최대 197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이에 따라 정부 결정이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