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사태 속 석유·가스 비축량 충분…당분간 문제 없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중동 정세가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부가 현재 국내 석유·가스 비축량이 충분한 만큼, 단기적인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한미의원연맹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미 관세관련 간담회'에서 이번 전쟁의 영향과 대응책에 관해 정부와 의견을 나눈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정부 입장을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비축물량은 석유의 경우 민관을 합쳐 약 1억9000만배럴 수준이고, 가스 역시 의무비축량인 약 9일분을 상회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실제 가스 수급상황은 의무비축량을 훨씬 상회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상 구체적인 물량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해 여야 의원들과 중동 정세를 비롯해 한미 관세협상 등 통상·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 의원은 "현재 석유·가스 비축량은 충분해 당분간 큰 문제는 없지만, 정부는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다양한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을 작성 중"이라며 "나프타, 플랜트 등 앞으로 문제가 될만한 주요 수출·수입 관련품목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동사태로 인해) 주식시장이 널뛰고 유가가 춤추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조속히 구체적인 대안을 발표해 달라는 요구가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미 관세협상과 맞물린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합심해 오는 9일까지 법안을 통과시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특별법을 심사하는 대미투자특위의 활동기한은 오는 9일 종료된다.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한미의원연맹은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할 예정이다.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가 빚어진 쿠팡이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한국측의 '차별적 대우'를 주장하며 로비를 벌이는 상황을 두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고, 한국 정부와 의회의 입장을 설명하는 게 방문 목적이다.

김 의원은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랍 포터(쿠팡Inc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 등을 비롯해 쿠팡관련 직접적인 문제 제기 발언을 했던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 미 에너지위원회·하원 외교위원회·법사위원회의 관련 의원들을 두루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앤디 김 상원의원, 데이브 민 하원의원, 영 김 하원의원 등 친한파·한국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국 관련) 미국 의회의 대표 교섭창구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쿠팡이 한국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고 건수가 3000건이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지만, 정부 조사결과 공식적으로는 3000만건 이상으로 나타난 점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국 정부 조사결과와 쿠팡 공시의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여한구 본부장은 "(관련 내용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 쪽에 문서로 전달했고, 외교부 등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미측에) 전달될 수 있도록 보고하겠다"고 비공개 간담회에서 답변했다.

김 의원은 "한국 국민 4분의 3의 민감 개인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한국인이 느끼는 감정을 미국이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도 미국처럼 민감정보에 외국인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규율하는 법제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관련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미국측이 '디지털 규제'로 지적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법 추진과 관련해선 "국내 공정거래,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각종 시장질서 교란 등의 행위를 규율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분야까지도 로비에 의해 미국측의 오해가 발생한 측면이 있어서 미 의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디지털 관련법에 대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문제제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법 규정이 미국 기업의 문제제기를 받을지 향후 면밀히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미국의 무역법 122·301조 조사대상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하며, 대미투자특별법이 적기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여 본부장은 아울러 USTR의 쿠팡관련 301조 조사여부가 오는 8일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정부도 이에 총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여 본부장은 "비관세 이슈 중 국내 디지털 관련법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가개정과 관련해서도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기준 관련요구가 있어 국내 대응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