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장기화할 경우 유가 108달러까지 상승”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가 상승 압력도 커져 올해 연말까지 미국 물가는 약 0.8%포인트 추가 상승해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동 분쟁이 확대돼 원유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경우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평균 수준인 배럴당 약 65달러에서 최대 108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쟁 이전 평균 수준 대비 약 80% 가까운 상승폭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원유 공급이 1% 감소할 때마다 국제 유가가 약 4%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적용하면 중동 지역에서 공급 차질이 확대될 경우 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약 80%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지는 상황까지 겹치면 통화정책 방향이 오히려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약 1.1%포인트 추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높아지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연기하거나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도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원유 수입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원유 비중이 높은 중국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 수준에서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약 0.8%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다만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 없이 교전만 이어지는 비교적 완화된 상황이라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약 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약 0.3%포인트, 유로존은 약 0.5%포인트 각각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연준과 ECB가 기존 통화정책 기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을 여지도 있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군사 보호를 제공하고 걸프 지역 에너지 운송 선박에 대해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를 통해 보험과 보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이란의 드론 집단 공격이 몇 차례만 성공해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폐쇄 상태로 유지하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전망보다도 더 심각한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공급 차질이 3주 이상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 역시 최근 사우디 라스 타누라(Ras Tanura) 정유시설 인근 교전 상황을 거론하며 주요 생산 인프라가 타격을 받을 경우 유가가 2022년 고점인 125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