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중동전쟁 여파…국내 ICT 업계, 인력 안전·공급망 관리강화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이란발 중동전쟁의 충격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비대면 사업 비중이 높고 중동 매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는 우선 현지인력 안전 확보와 물류·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동지역에 법인을 두고 사업을 운영중인 국내 주요 기업으로는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넥슨 등이 꼽힌다.

네이버는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역 본부 ‘네이버 아라비아’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지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현지 법인과 본사간 실시간 핫라인을 운영하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회사측은 디지털 트윈과 지도 기반 슈퍼앱 개발 등 주요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재까지 직접적인 사업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IT 사업보다는 물류 부문에서 변수가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공급망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회사는 전쟁으로 인한 물류·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워룸(War Room)’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활용해 고객사에 최적의 운송 경로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중동지역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전반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설립했던 현지 법인을 지난해 1월 청산했다.

넷마블은 전체매출의 약 73%가 해외에서 발생하지만 지역별 비중은 북미(39%), 한국(23%), 유럽(12%), 동남아(12%), 일본(7%) 순이어서 중동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게임사 블록체인 계열사들은 긴장 속에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게임사 ‘3N+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 가운데 중동에 법인을 둔 곳은 넥슨이 유일하다.

넥슨은 지난 2023년 말 두바이에 블록체인 자회사 ‘넥슨 유니버스 글로벌’과 ‘넥스페이스’를 설립하고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두바이에는 네오위즈홀딩스의 블록체인 손자회사 ‘네오핀’, 넥써쓰의 ‘넥써쓰 허브 FZCO’, 카카오게임즈 산하 ‘메타보라’ 두바이 법인 등도 자리하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현지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안업계는 이번 전쟁 국면이 중장기적으로 보안 수요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사이버전과 해킹 공격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보안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랩은 지난 2024년 사우디 보안기업 ‘사이트(SITE)’와 합작법인 ‘라킨(Rakin)’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니언스 역시 두바이에 사무소를 개설해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사우디 공공기관을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솔루션의 첫 고객으로 확보한 바 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사무소 영업 측면에서 단기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사이버전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중장기적으로 보안수요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시 지표상 중동시장의 비중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중동 ICT 수출액은 20억4900만달러(약 3조원)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지만, 전체 ICT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