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오는 24일 고려아연의 명운을 가를 정기주주총회에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 회장 재선임 반대 이유로 ▲고가 자사주 매입후 저가 유상증자 시도 ▲불법적인 상호주 형성을 활용한 영풍에 대한 의결권 제한 논란 ▲대규모 전략투자 과정에서의 이사회 심의절차 문제 등을 들었다.
ISS는 이러한 사안들이 글로벌 거버넌스 기준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최 회장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측의 지분율 차이는 1%p 내외의 초박빙 구도다.
어느 한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벼랑끝 대치상황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고려아연 지분 약 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사실상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트를 쥐고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ISS의 권고를 수용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약 13%에 달하는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도 크게 요동치며 영풍·MBK 연합 측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관측은 국민연금이 ISS의 권고를 무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고려아연 주총이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중인 자본시장 선진화(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의 중요한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아연 주총은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명확히 확대한 상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열리는 첫 대형주총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남다르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이행을 강력하게 주문받고 있는 국민연금으로서는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진 최 회장측의 손을 들어주기엔 정치적,시장적 부담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최회장 체제에서 불거진 재무적 논란도 변수다. 실제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의 2조5000억원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로 배당가능이익이 줄었고, 수십 년간 이어온 중간배당이 중단됐다.
여기에 하바나1호 펀드를 통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연루의혹, 이그니오홀딩스 고가매수 논란 등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1년여 간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출된 법률 및 컨설팅 비용만 무려 1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추산도 제기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최종 의결권 행사 방향은 주총 직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