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에도 CEO 교체 소식에 주가 급락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소프트웨어 종말론’ 우려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18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샨타누 나라옌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7% 이상 급락했다.

어도비는 12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매출이 64억달러(약 9조5334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실적보다 경영진 교체에 쏠렸다.

나라옌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퇴임 계획을 밝히며 “향후 수개월 동안 이사회와 협력해 후임자를 선정하고 원활한 인수인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라옌 CEO는 재임 기간 동안 어도비의 사업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며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 어도비에 합류한 그는 2007년 CEO에 오른 이후 대표 이미지 편집 도구인 포토샵을 중심으로 기존의 일회성 소프트웨어 판매 모델을 클라우드 기반 구독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기반을 크게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그는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가 CEO로 재임한 18년 동안 어도비의 매출은 약 6배 성장해 250억달러(약 37조2675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직원 수도 약 7000명에서 3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회사 주가는 6배 이상 상승해 S&P 500 지수 상승률(약 350%)을 웃돌았다.

다만 최근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종말)’ 전망이 나오면서 어도비의 성장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구글의 생성형 AI 도구 ‘나노바나나’ 등 이미지 생성 기술이 등장하면서 포토샵을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여기에 피그마, 캔바 등 경쟁사들이 AI 기능을 접목한 디자인·편집 도구를 잇따라 선보이며 어도비의 시장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어도비 역시 자체 이미지 생성 AI ‘파이어플라이’를 출시하며 AI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1년 사이 어도비 주가는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경영진 교체 압박이 커졌고, 이 같은 흐름이 CEO 교체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