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지난해 R&D에 6.7조 투입…사상 최대 투자 기록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6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며 역대 최대 투자기록을 세웠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6조7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4조9544억원보다 1조7781억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은 35.9%에 달한다. 회사 설립이후 최대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다.

투자 확대 흐름은 연중 계속됐다. 지난해 상반기 3조456억원이 투입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약 3조7000억원이 추가로 지출되며 연구개발 비용이 빠르게 늘어났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실적 개선세가 뒷받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약 4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실적 상승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산업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의 수익기반도 당분간 견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사는 특히 AI용 반도체 핵심부품인 HBM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AI 가속기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엔비디아에 HBM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차세대 제품인 HBM4 시장에서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 등이 차세대 HBM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7조7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R&D 지출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차세대 HBM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맞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HBM4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공급되는 엔비디아용 HBM4 물량 가운데 약 3분의 2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D램 공정 미세화와 적층기술 고도화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HBM 대응을 위한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 기업이 로직 공정까지 협력해야 하는 새로운 기술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파운드리와의 협력모델 구축도 추진 중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열린 사내 소통행사에서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1등 기업에게서 배워야 한다”며 “위기의식을 갖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되 자부심은 갖되 자만심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