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전략 전면에…주총서 사업구조 재편 본격화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카카오가 주주총회에서 주가 부진과 서비스 개편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인공지능(AI)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동시에 자사주 소각과 비과세 배당 기반 마련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카카오는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AI 사업 확대와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은 약 97분간 진행됐으며, 주주들의 질의와 비판이 이어졌다.

정신아 대표는 주가 하락과 카카오톡 개편 논란, 경영진 주식매도 이슈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임기 중 주식을 매도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경영진 보상 역시 기업가치와 연동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주주들의 불만은 거셌다. 한 주주는 경쟁사 주총과 비교하며 성과 부재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내부 체질개선과 펀더멘털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단기 대응보다 구조적 변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설명이다.

핵심 전략은 AI다. 카카오는 ‘에이전틱 AI’를 중심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재구축한다는 구상이다. AI가 이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 즉 ‘멀티플 리레이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서비스 로드맵도 공개됐다. ‘챗GPT 포 카카오’는 이용자 800만 규모로 성장했다. 향후 카카오톡 이용 흐름에 자연스럽게 결합해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 역시 비공개 테스트에서 다운로드 완료율 80%, 재방문율 70%를 기록하며 초기 반응을 확보했다.

다만 서비스 개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인정했다. 카카오톡 ‘빅뱅 프로젝트’는 이용자 반발로 사실상 원상복구에 가까운 조치를 거쳤다.

정 대표는 급격한 변화보다 점진적 개선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전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하는 ‘카나나 연구소’도 신설한다.

사업구조 재편도 병행된다. 카카오는 AI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해 플랫폼 확장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동시에 포털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단순 매각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 중심의 재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배구조도 슬림화했다. 이사회 정원을 7인 이하로 축소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 대신 사외이사 비중은 67%까지 확대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확대 등 내부통제 장치도 보완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눈에 띈다. 카카오는 약 828억원 규모의 자사주 142만주를 소각한다. 또 1000억원 규모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비과세 배당 재원을 확보했다.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전략을 ‘플랫폼 재정비 단계’로 보고 있다. 기존 사업 확장 중심에서 벗어나 AI와 핵심 서비스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네이버 등 경쟁사 역시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플랫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3년이 분수령이다. 이용자 기반과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서비스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경우 기업가치 회복 가능성은 높다.

반대로 서비스 완성도와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시장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가 AI 전환을 통해 성장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