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 아일랜드 팹34 지분 재매입…AI 시대 CPU 전략 강화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아일랜드 반도체 생산시설 ‘팹34’ 관련 합작법인(JV) 지분을 2년 만에 재매입하며 생산 수익을 다시 확보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경쟁력 강화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과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각했던 전략에서 방향을 전환한 사례다. 인텔은 2024년 자금난 속에 대체투자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팹34 JV 지분 49%를 112억달러(약 17조원)에 매각했었다.

당시 확보한 자금은 ‘인텔4’와 ‘인텔3’ 공정 구축,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주 팹52의 ‘인텔18A’(1.8㎚) 공정 투자에 활용됐다.

인텔은 1일(현지시간) 아폴로가 보유한 해당 지분을 142억달러(약 21조4000억원)에 재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V는 팹34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웨이퍼의 권리를 보유한 구조로, 거래가 완료되면 인텔은 해당 공장의 수익을 전면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팹34는 인텔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와 ‘인텔 제온6’ 등 주요 CPU 제품군을 비롯해 ‘인텔4’(7㎚), ‘인텔3’(3㎚) 공정 기반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인텔은 이번 재인수를 통해 고부가가치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직접 가져가는 구조로 전환하게 된다.

자금 조달은 보유 현금과 약 65억달러(약 9조8891억원) 규모의 신규 부채 발행을 병행한다. 회사 측은 이번 거래가 신용도 개선과 주당순이익(EPS)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지분 거래를 넘어, 인텔의 전략적 전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AI 시장에서 그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최근 AI 에이전트 확산과 함께 CPU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 역시 “AI 시대에 CPU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구조조정 이후 재무 체력이 회복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인텔은 지난해 대규모 감원과 사업부 매각 등 고강도 비용 절감을 단행한 데 이어, 미국 연방정부와 주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며 재무 기반을 다졌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24년 지분 매각은 핵심 사업 추진을 위한 유연성을 확보한 결정이었으며, 현재는 한층 강화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향후 관건은 경쟁 구도다. AI 시장이 CPU와 GPU의 결합 구조로 재편되는 가운데, 엔비디아 등 GPU 중심 기업들도 자체 CPU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텔이 생산 기반과 설계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택한 만큼, 향후 반도체 주도권 경쟁은 한층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재매입을 인텔의 ‘턴어라운드’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