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크래프톤이 인공지능(AI) 모델 브랜드 ‘라온(Raon)’을 공식 론칭하고 핵심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게임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종합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행보다.
크래프톤은 2일 음성 지원 대규모 언어 모델(LLM), 실시간 음성 대화 모델, 텍스트-음성 변환(TTS), 비전 인코더 등 4종의 모델을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수집부터 학습, 평가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역량도 함께 강조했다.
라온은 ‘즐거움’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에서 이름을 따왔다. 동시에 ‘KRAFTON’의 철자를 일부 반영했다. AI를 통해 게임의 본질적 재미를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개 모델 가운데 ‘라온-스피치’는 90억(9B) 파라미터 규모의 음성 언어 모델이다. 텍스트 기반 모델을 확장해 음성 이해와 생성 기능을 통합했다.
10B 이하급 공개 모델 중 영어와 한국어에서 모두 글로벌 최고 수준 성능을 기록했다.
‘라온-스피치챗’은 실시간 양방향 음성 대화가 가능한 모델이다. 대화 중 끼어들기와 응답 지연을 동시에 처리하는 풀듀플렉스 기술을 적용했다. 국내 최초 사례다.
주요 13개 음성 인터랙션 평가에서 글로벌 최상위권 성능을 확보했다.
‘라온-오픈TTS’는 학습 데이터까지 공개한 점이 특징이다. 기존에 접근이 어려웠던 데이터를 직접 수집·정제해 공개했다. 동일 환경에서 재현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블라인드 평가 기준으로 글로벌 연구용 모델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미지 처리 모델인 ‘라온-비전인코더’도 성능을 입증했다. 일부 시각 인식 작업에서 구글의 SigLIP2를 상회했다. 다른 과제에서도 90%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해당 기술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개를 단순 기술 발표가 아닌 전략 전환 신호로 해석한다.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시장에서, 게임사들이 자체 모델 확보에 나서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음성·비전·언어를 통합한 멀티모달 역량은 차세대 인터랙티브 콘텐츠 경쟁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오픈소스 전략도 주목된다. 폐쇄형 모델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개발자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외부 연구자와 협업을 통해 기술 개선 속도를 높이고,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크래프톤은 라온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게임 내 NPC 고도화,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생성,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행보가 국내 AI 산업에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 중심 구조 속에서 중견 기업이 자체 모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향후 성과는 실제 서비스 적용과 수익화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