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간제 개편 논의 착수…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해법추진(종합2보)

기간제노동자 실태조사 연구용역 발주…노동계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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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정부가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편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는 실태조사와 전문가 논의 등을 토대로 기초자료를 마련한 뒤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 마련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기간제 제도개편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노동연구원에 6월까지 기간제 고용 사업체의 사용 실태와 기간제 노동자의 근로 현황을 조사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13일 밝혔다.

노동부는 또 노동·경제 전문가들로 꾸려진 전문가 포럼에서 비정규직 고용기간 개편안을 포함해 기간제 제도 개혁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노동부는 상반기에 실태 조사 및 전문가 포럼 등을 통해 기초 자료를 쌓은 후 이를 토대로 필요시 사회적 대화 등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주제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주제로 보고 있다”며 “실태조사와 전문가 논의 등을 토대로 사회적 논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연 민주노동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을 의무화한 현재의 기간제법에 대해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며 현실적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기간제 2년 제한’은 기간제 근로자가 만 2년 근무하면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의무 전환하라는 차원에서 2007년 시행됐으나, 오히려 2년이 되기 전 고용 계약을 해지하는 편법만 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2024년 말 기준 8.6%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기간제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고, 청와대 노동구조개혁 TF 등에서도 ‘기간제 고용기간 제한 완화’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노동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러 방안에 대해 “현재 기간제법 제도개선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방안이나 내용을 검토하거나 확정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기간제 노동자 사용 사유 제한 등 측면에선 의견을 같이했으나, 기간제법의 존폐와 관련해선 입장이 엇갈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논평을 내고 “정규직 전환율이 정체된 원인은 기간제법이 2년 이상 고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현장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상시적·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활용하는 관행이 굳어진 데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필요한 것은 제도의 후퇴가 아니라, 비정규직 남용을 억제하고 고용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의 입법적 보완”이라며 “기간제 노동자 사용 사유를 보다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과 함께 비정규직 고용에 따른 비용을 높여 남용을 억제하는 정책적 접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일시·간헐 업무에만 기간제를 허용하고 상시·지속 업무에는 반드시 정규직을 고용하도록 하는 사용사유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며 “비정규직만 양산하고 고용 안정에는 무용한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