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기대로 진정되던 채권시장 또 출렁…GDP호조에 금리인상론 경계

예상치 상회한 1분기 GDP 성장률…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

JP모건 "금리 인상에 대한 완만한 상방 압력"…내달 금통위 주목

[홍기원 촬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해 1분기 한국 경제 성장이 중동 쇼크에도 ‘급반등’을 보이면서 종전 기대감에 조금씩이나마 회복하던 채권시장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23일 큰 폭으로 뛰었고 다음 날인 24일에도 일제히 상승했다.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금리 격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3일 +9.3bp(1bp=0.01%포인트) 급등한 연 3.458%를 기록했다.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금리 인상론이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1.7%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제시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0.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에서 2분기 0.7%, 3분기 1.3%로 점차 개선되다가 4분기 -0.2%로 주저앉은 뒤 올해 들어 급반등에 성공했다.

1분기 성장률은 중동 리스크로 인한 성장 하방 압력이 실제로는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로, 결국 한국은행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스탠스를 고민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경기 성장이 생각보다 양호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에 더 무게를 둘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긴축 모드에 들어서면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채권 매력도가 낮아진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당초 채권시장은 전쟁이 촉발한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일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춰 채권시장 분위기를 끌어내리는 재료다.

그러다 지난달 말부터 유가가 조금씩 진정되고 종전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GDP 서프라이즈’가 충격파로 작용하면서 다시 약세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주재하게 될 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집중될 전망이다.

신 총재는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할 경우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가, 특히 한국처럼 유가에 이렇게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은이 내달 공개할 수정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치가 얼마나 상향 조정될지, 그리고 이를 어떤 시선으로 해석할지가 주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이 일시적 요인 중심의 소폭 상향에 그친다면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기조적 상방 리스크로 규정될 경우 통화정책의 이른 변화(하반기 금리 인상)의 중요한 신호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올해 물가 경로의 피크 시점이 2~3분기인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은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이 확인되고 있으나, 이 사이클의 지속성과 폭에 대한 확신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정책당국이 공격적인 긴축 경로를 선택하기보다는 물가 안정 필요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추가 긴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JP모건은 “이번 ‘성장률 서프라이즈 호조’가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를 강하게 자극하고 선제적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도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력이 존재하는 만큼 이전보다 더 매파적 기조로 전환될 리스크는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여건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에 대한 완만한 상방 압력이 존재한다”며 2026년 4분기(11월)와 2027년 4분기(11월)에 각각 25bp씩 금리 인상을 반영해 한은 기준금리 경로 전망을 수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6.4.21 [공동취재]